인터넷 채팅통해 전방위 간첩활동

문수호 / / 기사승인 : 2010-05-24 18: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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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공작원 김 모씨-前 서울메트로 오 모씨 '사업 파트너'로 발전 인터넷 채팅으로 국내 인사들을 포섭한 국가안전보위부 소속 공작원 김 모(36·여)씨가 공안당국에 구속되면서 그녀의 구체적 간첩활동에 관심이 모아진다.

24일 검찰 등에 따르면 김씨는 정확히 국내 특정 분야 정보를 취득하기 위해 포섭 목표를 설정하고 활동한 것이 아니라, 인터넷 채팅을 통해 전방위로 한국 인사들을 접하는 수법으로 간첩활동을 시작했다.

먼저 김씨는 2006년 5월 MSN메신저를 통해 알게된 전 서울메트로 사령실 담당자 오 모(52)씨에게 자연스럽게 접근했다.

김씨는 자신이 중국 호남성 장가계시에 위치한 호텔에서 근무하는 것을 이용해 "장가계에 오면 우리 호텔에서 더 싸게 휴가를 보내게 해주겠다"고 말을 건냈다.

오씨는 김씨의 자연스러운 접근에 별 다른 의심없이 같은 달 장가계로 휴가를 떠났으며, 여행가이드를 해주는 김씨의 호의에 답례하기 위해 중국에서 휴대폰을 구입해 선물로 제공하기도 했다.

이후 둘의 관계는 2007년에 이르러 '사업 파트너'로 발전했다.

오씨가 김씨의 권유로 장가계시에 건물을 땅을 구입하고, 중국 현지에 여행사를 운영하게 된 것. 김씨는 오씨의 전폭적인 금전 지원과 믿음 아래 현지 사업을 총관리하는 직책을 맡았다.

김씨는 사업이 진행되면서 오씨의 믿음을 얻자, 본격적을 정보수집 활동에 돌입했다. 우선 김씨는 오씨가 서울메트로에 근무하는 점에 착안, 회사가 어떤 곳인지 자연스럽게 질문했다.

이에 오씨는 "서울메트로는 서울지하철을 운영하는 곳으로, 내가 근무하는 사령실은 매우 중요한 곳이다. 사령실에서 버튼 하나만 누르면 청와대와 국정원에 직통으로 연결된다"고 답했고, 김씨는 오씨를 통해 서울메트로 정보를 빼내기로 마음먹었다.

김씨는 2007년 4월 중국을 방문한 오씨와 성관계를 가진 뒤 내연관계로 둘 사이를 발전시키고, 본격적인 정보수집을 위해 자신이 북한 보위부 소속 공작원이라는 사실이 쓰여진 비망록을 넌지시 오씨에게 건냈다.

하지만 오씨는 김씨가 간첩이라는 사실에도 관계를 중단하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김씨의 간첩활동을 돕기 시작했다.

실제로 김씨는 같은해 10월 오씨에게 "중국에서 편하게 사업하려면 북한에 정보를 줘야한다. 일하는 직책에서 구할 수 있는 정보를 달라"고 요구했고, 오씨는 서울메트로 종합관제소 컴퓨터에 저장된 ▲종합사령실·1호선사령실 비상연락망 ▲상황보고서 ▲운전명령서 ▲3호선 승무원 근무표 등을 USB에 저장한 뒤, USB를 직접 중국으로 들고 가 김씨에게 건냈다.

김씨는 오씨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추가 정보원 포섭에 들어갔다.

김씨는 오씨에게 "우리 여행사에 경찰, 국정원을 유치할 수 있도록 한국 여행사를 소개시켜달라. 그들이 오면 내가 안내하면서 포섭 및 정보수집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씨의 지시에 따라 오씨는 A여행사 장 모 소장과 C여행사 조 모 과장을 만나 김씨 사업 취지를 설명한 뒤 김씨와 연결시켜줬다.

이후 김씨는 이들 국내 여행사 관계자를 통해 경찰 등 공무원 9명의 2박3일 여행을 성사시켰다.

이밖에도 김씨는 화상채팅을 통해 만난 국내 유명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대학생 이 모씨와도 관계를 이어가며 정보원으로 활용했다.

김씨는 2006년 3월 이씨에게도 중국 관광을 권유하면서 자연스러운 접촉을 시도했으나 실패하자, 자신의 신체 일부분을 보여주는 대가로 한국 대학 정보를 요구했다.

결국 이씨는 김씨의 요구대로 고려대, 서울대, 서강대, 건국대의 대학별 전경 사진과 학교 기본 정보 및 홈페이지 주소 등을 전달했다.

또 한국인 12명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직업, 전화번호 등이 기재된 명단도 김씨에게 제공했으며, 심지어 국내에서 가스총을 구입해 중국으로 보냈다.

이같은 김씨의 전방위 간첩활동에 대해 검찰은 현재 김씨의 추가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오씨가 넘겨 준 지하철 관련 문건이 테러에 악용될 소지가 있는 국가기밀 정보로 판단, 이 부분 수사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편 김씨는 북한 교도대에서 근무한 뒤 당국의 승인없이 장사를 하던 중 노동당 당원증을 분실, 처벌을 모면하기 위해 군 장교 출신인 아버지의 권유로 보위부에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김씨는 조선족 출신으로 위장해 중국으로 넘어가 여러 이름으로 활동했으나, 중국 공안으로부터 마약밀매와 특무(간첩)활동 의심 정황 등이 포착돼 3차례 북으로 압송되기도 했다.

압송 경력에도 꾸준히 보위부 공작원 활동을 했던 김씨는 지난해 3월 보위부로부터 "한국에서 오씨와 이씨 등과 연계 활동하라"는 지령을 받은 뒤 탈북자로 위장해 라오스 주재 한국대사관에 도착, 이후 국내로 잠입했지만 합동신문 과정에서 정체가 발각됐다.

그러나 공안당국은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일단 김씨를 국내에서 생활하도록 조치했으며, 최근 김씨가 제3국으로 도피하려는 정황을 포착하자 긴급 체포해 21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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