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50만원을 빌리며 사채업자에게 아버지의 인감증명 등을 넘긴 A씨(33)로 인해 불법 대출피해를 당했다며 대부업체 B사가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A씨는 B사에 11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파기, 사건을 부산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2003년 5월 사채업자 C씨로부터 50만원을 빌리면서 아버지의 인감증명서와 과세증명서, 주민등록등본 등을 제출하라는 말에 이를 몰래 발급받아 넘겼다. 문제는 C씨가 이를 이용해 A씨 아버지 명의로 대출신청서를 작성, B사로부터 2150만원을 대출받은 것.
이같은 불법대출로 인해 손해를 입은 B사는 A씨에게 C씨의 불법행위를 방조한 책임이 있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청구를 기각했으나, 2심 재판부는 A씨의 책임을 인정해 1100여만원을 물어주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가 C씨로부터 돈을 빌린 것이 사실인 이상 인감증명서 등이 교부된 이유가 무엇인지 등이 밝혀지지 않고서는 C씨가 이 서류를 이용해 B사로부터 불법행위를 저지를 것을 A씨가 알았거나 쉽게 알 수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원심 판결을 파기했다.
이어 "A씨가 빌린 금액이 적다거나 B씨와 A씨 사이에 대출계약서 등이 작성되지 않았다고 해서 달리 볼 수도 없다"며 "원심판결에는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 방조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고 지적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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