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낮부터 내린 굵은 빗방울도 분향소를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을 막지 못했다. 영화 '시크릿 가든'과 '진주만'의 OST가 장병들의 넋을 달래는 가운데 영정사진 앞에 하나씩 쌓여가는 국화꽃은 엄숙하고 숙연한 분위기를 더했다.
점심을 거른 채 분향소를 찾은 직장인들은 희생 장병 46명의 영정 앞에 서서 헌화를 하고 묵념을 하며 고인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중간고사를 끝낸 여고생, 선생님과 함께 나온 유치원생, 6·25 참전 용사라는 백발의 노신사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한 조문객들은 세대와 성별은 다르지만 장병들의 넋을 위로하겠다는 마음만은 하나였다.
분향소에는 검은색 정복을 입고 하얀 정모를 쓴 해군 장병 8명이 희생 장병 46명의 유족을 대신해 조문객들을 맞았다.
20여분간 비바람 속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린 시민들은 가슴에 검은색 근조 리본을 달고 고인들의 넋을 달랬다. 분향을 마친 시민들은 조의록과 추모의 벽에 고인들의 죽음을 위로하는 추모의 글을 남기며 아쉬움을 달랬다.
'추웠죠? 이젠 돌아오셨으니 다행입니다', '그대들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지 오늘 날씨가 굉장히 춥습니다. 아름다웠던 그 모습 그대로 기억하겠습니다' 등 조의록에 남겨진 글들은 표현은 다르지만 장병들을 추모하는 마음만은 하나였다.
직장인 최승민씨(34)는 "춘천에서 휴가를 내고 왔다"며 "옛날에 군대 사고로 가족을 잃은 적 있어 유족들의 아픔이 전해져 분향소에 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박인호씨(29)는 "안타깝고 아쉽지만… 정치권의 이해득실이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며 "장병들이 왜 죽어야만 했는지 그 진실을 숨김없이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간고사가 끝나는 대로 달려와 교복 차림이라는 세종고 1학년 차승민양은 "천안함 46명의 용사가 젊은 나이에 죽어야 한다는 게 너무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6시부터 낮 12시까지 3337명의 시민들이 분향소를 찾는 등 25일부터 총 2만4248명이 조문 행렬에 동참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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