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환을 고대하며 21일을 버텨왔지만 아들, 남편, 형제의 주검 앞에서 일순간 무너져 내렸다.
고(故) 김경수 중사의 아버지 김석우씨는 16일 새벽 1시20분께 그토록 기다렸던 아들이 차디찬 시신으로 돌아오자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아들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검안실에 따라 들어갔던 그는 순간 온몸이 마비되는 듯 했다. 20여 일을 바닷 속에서 지낸 아들은 몸 전체가 파랗게 질려 있었다.
3년 전 뇌경색으로 수술받았던 병력까지 있어 나머지 가족들은 긴장했다. 곧바로 인근 안중백병원으로 옮겨졌고, CT촬영을 한 결과 다행히 큰 이상은 없었다.
아들의 참담한 모습을 봐서일까 김씨는 마비 증상과 함께 계속해서 구토를 일으켜 결국 입원했다.
앞서 고 문규석 상사(36)의 어머니 유의자씨도 이날 새벽 0시20분께 탈진해 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유씨는 군의 실수로 시신이 바껴 이미 쇼크를 받았던 상태였다. 군은 고 김경수 상사와 문 상사를 혼돈해 문 상사의 이름을 두번이나 호명했다.
김씨와 유씨 외에도 이날만 유족 4명이 이 병원에 실려왔다.
또 해군2함대 사령부 내 의료센터에도 심신이 지친 유족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감기와 복통을 호소하는 유족 45명이 의료센터를 방문해 약을 처방받았다.
안중백병원 관계자는 "먼저 발견된 고 김태석 상사의 부인도 이틀 전 실려와 응급진료를 받았다"며 "20여 일 동안 실종자들의 생환만을 손꼽아 기다렸던 유족들의 기대가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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