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탈때 실종자가족들 끔찍한 '서명'

차재호 / / 기사승인 : 2010-04-11 17:30:03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인명상ㆍ재산상 피해때 그 책임 해군에 묻지않겠다""" '군 사고! 생각만 해도 끔찍한데…'

해군이 군용기를 이용, 천안함 침몰 사고 해역을 찾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비행 중 사고가 있어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서약을 받고 있어 가혹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군은 같은 민간인 신분의 국회의원들에게는 서명 절차를 생략하고 있다.

해군은 실종자 가족들이 백령도 인근 천안함 사고 해역을 군용 헬기로 방문할 때마다 면책 '서약서'에 서명하도록 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가족들은 군의 요구에 따라 '해군 항공기를 탑승함에 있어 인명상, 재산상 피해가 발생할 경우 그 책임을 해군에 묻지 않을 것'이라는 서약서에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이름 등을 기재한 뒤 자필 서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가족들은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침몰 사고가 터지지 않았으면 헬기를 이용할 이유도 없다"며 "나라를 위해 (가족을)군에 보냈다가 생사조차 몰라 억울한 마당에 그 가족들에게 안전상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식의 서약을 받는 것은 정말 너무한다"고 했다.

반면 군은 같은 민간인 신분인 국회 국방위원들의 군용기 이용 때는 서약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위 소속의 한 의원실 관계자는 "국방위에 5년 넘게 있었지만 서명을 한 적이 없다"면서 "서약이 아니라 보험에 가입하기 위해 일괄적으로 신상명세를 제출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업무상 (군용기에)탑승하는 것과 실종자 가족들이 요청해 타는 것과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의원실 관계자는 "그런 서약서에 서명을 한 적이 없다"면서 "심리 상태가 극도로 불안한 가족들에게 서약까지 받는 것은 너무한 처사"라고 했다.

군 관계자는 "민간인들이 군용기를 탑승할 경우 원칙적으로 서명을 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차재호 차재호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