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판사 임성근)는 8일 환 헤지 상품인 '키코'에 가입했다가 손해를 입은 ㈜수산업중공업이 우리은행 등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반환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 했다.
재판부는 "키코는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부분적으로 회피하는 상품"이라며 "환율 변동이 낮으면 기업이 이익을 얻을 수 있으나 일정 범위 이상을 벗어나면 환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파생상품에 비춰 마진율이 과다하다고 볼 수 없다"며 "계약금, 레버리지 등은 은행과 기업 간에 개별적 교섭을 결정된 것이므로 불공정 약관이라고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수산업중공업은 은행 측으로부터 원-달러 환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등 손실발생 위험에 대한 설명을 들었고 은행 측 역시 2008년 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국제적 금융 위기를 예견하지 못했다"며 "해당 기업은 이후 키코와 비슷한 상품 20여개를 가입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판결 직후 재판부는 "상생해야할 수출 기업과 은행이 이 소송으로 인해 대립과 반목을 반복했다"며 "원고는 환 헤지 상품 가입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기회 이익을 잃은 것 뿐,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며 은행 측에 지급하지 않은 3억1600여만원을 주라고 판결했다.
'키코'는 은행이 기업들을 상대로 판매하는 환헤지 상품으로 약정 범위내 환차손이 발생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환율이 올라가거나 내려갈 경우 막대한 손실을 입게 돼 있어 최근 급격한 환율 변동에 따른 막대한 손해로 도산 기업까지 발생하는 등 이른바 '키코대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12월과 올 1월 업체 측과 은행권에서는 파생상품 석학들을 국내로 불러들여 법정 증인으로 세우며 날선 공방을 이어나기도 했다. 업체 측에서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 로버트 F. 엥글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가, 은행 측에서는 스티븐 로스(Ross)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 교수가 증인으로 나섰다.
한편 지난해 12월까지 서울중앙지법에 접수된 키코사건은 모두 124건으로, 이 중 6건이 소송이 취하됐거나 조정으로 마무리됐고, 118건이 민사합의21, 22, 31, 32부에 배당돼 계류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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