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상 배우자와 사실상 이혼 뒤 새살림"

차재호 / / 기사승인 : 2010-01-05 18: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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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혼에 준하는 법적보호 필요""" 대법원

법률상 배우자가 집을 나가 행방불명되는 등 사실상 이혼상태에 이른 뒤 다른 이와 새살림을 차렸다면 법률혼인에 준하는 법적 보호를 해줄 필요가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동부화재해상보험이 A(47·여)씨 및 그녀와 동거 중인 B(43)씨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에서 "A씨 등은 원고에 34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 사건을 대전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2005년 11월 보령의 한 도로에서 C씨를 치어 다치게 한 뒤 B씨가 '법률상 배우자 또는 사실혼 관계에 있는 배우자가 사고를 낸 경우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부부운전자 특별약관이 포함된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점을 들어 동부화재에 보험처리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A씨에게 2001년 결혼한 뒤 행방불명된 법률상 배우자가 따로 있다는 이유로 보험처리를 거부한 동부화재는 자신과 직계 가족이 무보험자동차에 의해 사고를 당한 경우 이를 보상해 주기로 약정한 개인용자동차보험계약 체결자의 아들인 C씨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뒤 A씨 등을 상대로 구상금 청구소송을 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약관에 '사실혼 관계에 있는 배우자'가 포함된 점을 들어 "A씨의 보험처리 요구를 받아들였어야 한다"는 취지로 동부화재의 청구를 기각했으나, 2심 재판부는 "'사실혼 관계에 있는 배우자'에 중혼적 사실혼 관계에 있는 배우자는 포함되지 않는다"며 동부화재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의 법률상 배우자가 집을 나가 행방불명됨으로써 그들의 혼인은 사실상 이혼에 이르렀다"면서 "비록 중혼적 사실혼 관계 일지라도 법률혼인이 사실상 이혼상태에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원심이 단순히 A씨가 중혼적 사실혼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법률혼에 준하는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해 특별약관의 '사실혼 관계에 있는 배우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은 법리를 오해해 약관의 해석을 그르친 것"이라며 원고 패소 취지로 원심 판결을 파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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