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혐의' 이수근 처조카·가족 50억 배상 판결

김영복 / / 기사승인 : 2009-12-27 15: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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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안기관의 조작으로 밝혀진 위장 귀순간첩 이수근 사건과 관련해 그의 처조카 배경옥씨(71)와 배씨의 가족이 국가로부터 50억원 상당의 위자료를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수천)는 배씨와 배씨의 가족 14명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배씨 등에게 위자료 약 18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27일 밝혔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국가는 원금 약 18억원과 사건 발생 시점인 1969년부터 이 판결이 내려진 2009년까지 40년동안의 지연이자를 합해 50억원 이상을 지급해야 한다.

재판부는 "배씨에 대한 고문 및 증거조작의 불법행위를 주도한 당시 중앙정보부 수사관들의 고문행위는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위법행위일 뿐만 아니라 다시 되풀이 돼서도 안 될 중대한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며 "수사관들의 위법 행위는 국가기관이 업무수행과정에서 통상적으로 저지를 수 있는 정도의 잘못을 넘어선 것으로 지극히 조직적이고 억압적이며 비도덕적이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배씨는 수사기관의 가혹행위로 성기능 상실, 지체장애 3급 판정을 받게 됐다"며 "또 배씨의 아들은 1980년 아버지가 간첩 혐의로 무기징역형을 받았다는 충격으로 자살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배씨의 부인은 배씨의 수감생활로 인해 남편과 20년 넘게 떨어져 살면서 홀로 두 아이를 키우는 고달픈 생활을 했다"며 "배씨의 형제나 친인척들도 연좌제가 적용돼 공직에서 쫓겨나 정보기관의 감시 아래서 살았다"고 덧붙였다.

'위장귀순간첩 이수근 사건'은 북한 조선중앙통신사 부사장으로 재직하던 이수근씨가 1960년대 말 귀순했으나 국가기밀을 북한으로 발송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구속 기소돼 사형을 선고받고 두 달 만에 형 집행이 이뤄진 사건이다.

이씨의 처조카인 배씨는 이씨의 간첩활동을 도운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나 1988년 징역 20년으로 감형돼 이듬해 만기 출소했다.

이후 배씨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2007년 1월 '이수근 간첩사건'을 수사기관의 조작된 사건으로 판단하자 재심을 통해 지난해 12월 간첩 등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받고 이듬해 5월 10억6000여만원의 형사보상금 결정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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