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어린이 난민들 '생존권 위협'

김영복 / / 기사승인 : 2009-12-09 15:4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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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국적·무의료·무교육으로 기본적 사회적 혜택도 못누려 한국에 있는 미성년 난민들이 무국적, 의료·교육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생존권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난민은 인종, 종교, 국적, 특정사회집단 소속,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차별과 박해를 받아 이를 피해 외국으로 탈출한 사람을 의미한다.

10일 난민인권센터에 따르면 현재 국내 난민 및 난민신청자는 2410명이다. 국가별로는 네팔이 가장 많다. 이어 중국, 미얀마, 나이지리아, 우간다, 콩고민주공화국, 방글라데시, 코트디부아르, 에티오피아, 이란 순이다.

난민인권센터는 "국내 미성년 난민들은 우리사회에서 무국적·무의료·무교육·무관심 등 기본적인 사회적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며 "이들을 위한 긴급구호 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난민인권센터가 법무부에 정보공개 청구를 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전체 난민인 2269명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7세 미만의 미성년 난민은 모두 81명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체 미성년 난민 중 34.7%(28명)는 4세 미만 영유아 또는 신생아들이다. 이들 대부분은 필수 예방접종은 물론이고 분유, 기저귀 등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혜택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프리카 출신의 A씨 딸은 지난해 태어났다. 부모가 한국에서 난민신청을 한 이후다. A씨는 법적 지위가 없었기 때문에 태어나자마자 난민 신청을 했다.

그러나 아이의 첫 생일날 이의신청 불허 판정과 함께 출국권고를 통보 받았다. 현재 아이는 무국적 상태로 난민 인정 소송이 진행 중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말 국내 난민 및 난민 신청자 3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내 난민인권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에서 태어난 자녀의 출생등록과 관련해 19.4%만이 '자국 대사관에서 출생 등록을 했다'고 답했다.

나머지는 '병원에서 발급한 출생증명서 밖에 없다'(19.4%), '출입국 사무소에서 외국인 등록증 발급, 본인과 같은 국적으로 기재'(22.6%), '출입국 사무소에서 외국인 등록증 발급, 무국적으로 기재'(9.7%) 등으로 답했다.

대부분의 난민 자녀들이 출생과 더불어 공식적인 절차를 밟지 못하고 무국적 상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난민인권센터는 "대한민국은 혈통주의를 취하고 있다"면서 "난민이 한국에서 자녀를 출산한 경우 자녀는 무국적자가 되며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난민 어린이들의 생존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의료 혜택 역시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정치적인 이유로 4살 자녀와 함께 한국에 건너와 난민 신청을 한 B씨. 경제적인 이유로 의료혜택을 받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난민 신청자의 경우 의료보험이 안되기 때문이다.

응급상황이 아닌 이상 아이가 병이 걸려도 병원을 찾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심지어는 육아정보의 부족으로 필수 예방접종조차 제대로 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최근 신종플루의 공포 속에서 아이를 제대로 지켜낼 지 걱정이 앞선다.

의료보험 가입여부에 대한 조사결과 무려 81.4%가 '어떠한 형태의 의료보험도 없다'고 답했다.

최근 밝혀진 '2007~2008년 출입국, 외국인 정책본부 예산 중 난민의료비 집행내역'에 따르면 매년 난민신청자와 체류외국인을 위한 의료비는 1250만원이 책정돼 있다. 하지만 2007년에는 107만6660원(8.6%), 2008년 에는 250만원(20%)만이 사용됐을 뿐이다. 자격조건이 까다롭고 홍보부족 등 때문이었다.

난민 신청자들은 합법적으로 취업을 할 수도 없고 정부로부터 생계지원을 받을 수도 없어 의료 보험 없이 의료혜택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영유아의 경우 각종 크고 작은 질병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고 필수 예방접종을 제때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정보와 혜택이 전혀 없다. 이들을 위한 최소한의 의료혜택이라도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난민 어린이들은 교육 또한 문제다.

7세 아이를 둔 난민신청자 C씨는 자녀 교육 때문에 고민이 많다. 자녀 교육을 본국으로의 귀환 시에 필요한 내용으로 할 지,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것으로 할 지, 국제적 교육을 시킬지에 대한 고민이다. C씨는 "자식을 이런 고난의 상황에 빠트린 것 같아 매일매일 자책이 든다"고 안타까워했다.

난민의 50% 이상이 대학졸업자이지만 '자녀를 어린이집, 놀이방, 학교에 보내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25%에 달했다. 4분의 1에 해당하는 난민 어린이들이 교육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셈이다.

난민인권센터 관계자는 "최근 국제난민 및 국제구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크게 증가 하고 있다"며 "그러나 국내 난민 문제 특히 영유아를 포함한 국내 미성년 난민에 대한 생존권 문제에 대해서는 너무도 무관심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성년 난민들은 물론이고 한국을 찾은 모든 난민들이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호 받을 수 있도록 사회 구성원들의 따뜻한 손길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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