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발간되는 3권의 사전은 친일문제연구총서 가운데 '인명편'에 해당하는 것으로 식민지 시절 일제에 협력한 인물 4389명의 행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특히 사전에 이름을 올린 인사들의 유족과 기념사업회 등은 "납득할 수 없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가능해 민사소송이 잇따를 전망이다.
실제로 민족문제연구소를 상대로 제기된 가처분 신청은 법원에서 모두 기각된 바 있다.
서울북부지법 민사합의13부(부장판사 서창원)는 지난 6일 박 전 대통령의 아들 지만씨(51)가 "박 전 대통령을 친일인명사전에 게재해서는 안 된다"며 민족문제연구소를 상대로 낸 게재금지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친일인명사전 수록은 학문적 의견 표명에 가깝고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하는 목적이나 동기가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 볼 수 있다"며 "박 전 대통령에 관한 내용을 수록하는 것이 박 전 대통령이나 유족들의 명예 등 인격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서울북부지법 민사합의12부(부장판사 배준현)도 지난 5일 장지연 선생 후손과 위암장지연선생기념사업회가 "장지연 선생 항목을 삭제하지 않은 채 친일인명사전을 발행, 배포해서는 안 된다"며 민족문제연구소를 상대로 낸 발행등금지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친일인명사전에 장지연 선생을 게재하는 것이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넘어 명예 등 인격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보기 부족하다"며 "표현행위의 사전금지가 허용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민사합의40부(부장판사 김용헌)는 지난달 28일 일제시대 검사로 활동한 엄상섭(1908~1960년)과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그린 월전 장우성 화백(1912~2005년)의 유족들이 민족문제연구소를 상대로 낸 게시금지가처분 소송에서 항고 기각 결정을 내렸다.
민족문제연구소 관계자는 "심적 충격을 받았을 유족이나 연고자들에게 깊은유감을 표시하면서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경우에 따라 식민지 현실에 대한 이해의 차이도 있을 수 있으며 입증하기 힘든 억울함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 세대가 남긴 영예만 취할 것이 아니라 과오도 인정하면서 후대가 역사와 사회 정의실현에 동참하는 자세야말로 오히려 바람직한 극복의 방법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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