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인명사전 수록자 유족 반발, 민사소송 잇따를 듯

김영복 / / 기사승인 : 2009-11-09 15:2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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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인명사전이 8일 공개된 가운데 수록자의 유족이나 친인척들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발간되는 3권의 사전은 친일문제연구총서 가운데 '인명편'에 해당하는 것으로 식민지 시절 일제에 협력한 인물 4389명의 행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특히 사전에 이름을 올린 인사들의 유족과 기념사업회 등은 "납득할 수 없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가능해 민사소송이 잇따를 전망이다.

실제로 민족문제연구소를 상대로 제기된 가처분 신청은 법원에서 모두 기각된 바 있다.

서울북부지법 민사합의13부(부장판사 서창원)는 지난 6일 박 전 대통령의 아들 지만씨(51)가 "박 전 대통령을 친일인명사전에 게재해서는 안 된다"며 민족문제연구소를 상대로 낸 게재금지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친일인명사전 수록은 학문적 의견 표명에 가깝고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하는 목적이나 동기가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 볼 수 있다"며 "박 전 대통령에 관한 내용을 수록하는 것이 박 전 대통령이나 유족들의 명예 등 인격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서울북부지법 민사합의12부(부장판사 배준현)도 지난 5일 장지연 선생 후손과 위암장지연선생기념사업회가 "장지연 선생 항목을 삭제하지 않은 채 친일인명사전을 발행, 배포해서는 안 된다"며 민족문제연구소를 상대로 낸 발행등금지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친일인명사전에 장지연 선생을 게재하는 것이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넘어 명예 등 인격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보기 부족하다"며 "표현행위의 사전금지가 허용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민사합의40부(부장판사 김용헌)는 지난달 28일 일제시대 검사로 활동한 엄상섭(1908~1960년)과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그린 월전 장우성 화백(1912~2005년)의 유족들이 민족문제연구소를 상대로 낸 게시금지가처분 소송에서 항고 기각 결정을 내렸다.

민족문제연구소 관계자는 "심적 충격을 받았을 유족이나 연고자들에게 깊은유감을 표시하면서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경우에 따라 식민지 현실에 대한 이해의 차이도 있을 수 있으며 입증하기 힘든 억울함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 세대가 남긴 영예만 취할 것이 아니라 과오도 인정하면서 후대가 역사와 사회 정의실현에 동참하는 자세야말로 오히려 바람직한 극복의 방법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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