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 수서경찰서 소속 양모 경사(47)에 따르면 양 경사는 지난 2007년 10월부터 2년여 동안 사이버경찰청 게시판과 경찰청 내부통신망, 무궁화클럽 게시판 등에 경찰 내부 문제와 관련된 글 150건을 게재했다. 경찰의 사건 은폐 축소와 의혹 고발, 경찰간부의 부적절한 행동 등이 주 내용이다.
양 경사에 따르면 그는 지난 9월 자신의 근무지인 A지구대에서 한 남성이 흉기를 소지한 채 강도행각을 벌인 뒤 도주한다는 신고를 받고 용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수색을 벌였다.
양 경사는 당시 112 신고 내용이 강도사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전보고 내용과 지구대 발생보고에서는 단순 절도로 축소·보고됐다는 정황을 포착, 경찰 내부통신망을 통해 이 문제를 제기했다.
양 경사는 사건 당시 출동한 형사반장과 지구대 팀장이 계고 조치로 조사가 마무리 된 것을 비판했다.
그는 특히 112 신고 근무자와 지령실직원 및 상황부실장 등에 더 큰 책임이 있다며 처벌을 요구했다.
양 경사는 자신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 사건에 대한 감찰요구서를 지난달 25일 경찰청 감사실에 제출해 놓은 상태다.
양 경사는 서울경찰청 청문감사관인 김모 총경이 지난달 수서서 교육 당시 경찰 내부에 '촛불잔재 세력'이 존재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 것도 내부통신망에서 문제삼았다.
양 경사에 따르면 당시 감사관은 "북한을 자기 집 드나들 듯이 하고 사회 이탈자인 촛불잔존세력이 경찰 내에도 존재한다. 과감히 이들을 몰아내야 한다"고 말해 교육 참가자들을 아연케 했다.
양 경사는 또 지난 8월 부임한 지 일주일 정도 지난 수서경찰서장이 아침 조회 시간에 200명 가까운 관내 경찰관들을 모아 놓고 자신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일방적 기합을 줘 일선 경찰의 자존감을 상처나게 했다는 내용의 글도 게재하는 등 경찰조직의 변화를 촉구하는 내용의 글을 지속적으로 경찰 내부통신망에 올려놓았다.
양 경사는 이같은 자신의 활동으로 인해 경찰 고위층에 '미운털'이 박혀 최근 자신에 대한 집중적인 감찰이 시작됐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양 경사는 "자신이 2년여 동안 게재한 글들로 인해 경찰이 이번 감찰 조사를 통해 자신을 파면시키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수서서 청문감사실은 최근 내부통신망 글 게재, 근무태만과 민간인에 의한 고소 등을 이유로 양 경사에 대한 감찰을 벌이고 있다고 확인했다.
또다른 경찰 관계자도 "양 경사를 감찰하려는 것은 그의 근무태만 행동과 민간인에 의한 고소사건 등에 관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내부통신망 글 게재 건보다는 근무태만, 민간인에 의한 고소사건이 감찰의 주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촛불잔존세력' 발언의 당사자로 지목된 김모 청문감사관은 "북한을 자기 집 드나들 듯이라는 표현과 사회 이탈자라는 표현은 그런 사람도 일부 있다는 의미일 뿐, 촛불 세력이 모두 그렇다는 의미는 명백히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김 총경은 이어 "당시 강연은 성과주의 자체를 부정하면서 본연의 할 일도 제대로 하지 않고 비방만 일삼는 불만자들에게 경찰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것을 촉구하는 취지였다"며 "양 경사가 이를 와전해서 이해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양 경사에 대한 징계수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경찰 안팎에서는 파면이 유력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양 경사는 29일 청문감사실의 1차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은 채 각 언론사 등에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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