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취급받는 이주노동자""…인권침해 '심각' "

김영복 / / 기사승인 : 2009-10-21 15: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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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해시 모 선박부품 공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인 스리랑카인 K씨(34)는 업무 중 철제 파이프에 맞아 발가락과 손가락 골절상을 입고 2달여 간 병원에 입원했다. 하지만 고용주는 12일 뒤에 사업장으로 복귀하지 않으면 해고할 것이라고 협박했고 결국 고용주는 K씨의 노동 비자를 취소시켰다.

가수의 꿈을 안고 한국으로 넘어 온 필리핀인 F씨(37·여)는 인신매매를 당한 뒤 경기 동두천시 모 나이트클럽에서 성적착취를 당했다. 고용주는 F씨와 다른 여성들을 한 방에 가둔 채 성관계를 맺지 않으면 다시 필리핀으로 보내겠다고 협박했다.

한국에 거주하는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인권침해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2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일회용노동자. 한국의 이주노동자 인권상황'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허가제 시행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한국의 이주노동자들은 인권침해의 위협에 노출돼있다"고 밝혔다.

앰네스티는 "2004년 고용허가제가 시행되면서 한국은 아시아에서 최초로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인정하고 한국의 노동자들과 동등한 노동권과 급여, 사회보장제도를 보장하는 자격을 부여한 국가지만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여전히 어려움과 인권침해에 노출돼있다"고 주장했다.

앰네스티는 "이주노동자들의 권리보호를 위한 법이 도입됐음에도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구타당하고 성적착취를 위해 인신매매되며 임금을 체불 당했다"고 강조했다.

앰네스티는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앰네스티는 "인신매매된 이주노동자 여성들의 경우 고용주와의 채무관계 또는 도움을 요청할 곳을 찾지 못해 직장에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며 "만약 도망치게 되면 이주노동자들은 법적지위를 상실하게 돼 강제출국을 당하게 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앰네스티 노마 강 무이코 동아시아 조사관은 "한국정부가 22만여 명의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시작하면서 2012년까지 절반가량 줄일 것이라고 공언한 것은 폭력적"이라며 "대규모 체포의 특성상 인권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말했다.

무이코 조사관은 "한국 법상 만약 이주노동자 여성들이 성행위를 강요당하기 전에 도망치면 인신매매 문제가 없는 것이 돼 경찰에서는 여성들을 피해자로 보지 않아 고용주를 수사하지 않게 된다"며 "인신매매 등을 당한 이주노동자들은 결국 도망쳐서 미등록 신분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앰네스티는 이어 한국정부에 ▲고용주들이 이주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도록 엄격한 근로감독을 실시할 것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고용주들에 의한 인권침해에 대해 보상받고 사법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한국에 체류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 ▲출입국관리사무소의 단속 과정에서 신분증 제시나 보호영장 제시, 권리에 대한 고지 등 한국의 법을 준수하도록 할 것 등을 요구했다.

앰네스티는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대한민국 11개 도시에 있는 이주노동자 60여명과 이주노동자 지원센터, 고용주, NGO단체 등을 상대로 면담 조사를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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