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떡값 때문에…'체면 구긴' 공무원

차재호 / / 기사승인 : 2009-09-30 15:17:17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를 맞아 친척이나 가까운 친구 사이에 선물이나 떡값을 주고 받는 경우가 많지만, 공무원에게는 무시무시한 후폭풍이 기다리는 사례가 적지않다.

특히 최근 법원 판단은 공무원이 소액을 받은 경우라도 엄중하게 처벌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떡값 받고 돌아서다 '딱 걸려'

서울에서 20년 동안 공무원 생활을 해온 A씨(59)는 2007년 설 명절을 앞두고 평소 친분이 있던 B씨와 만나 점심 식사를 하던 중 명절 선물 명목으로 35만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받았다.

그러나 '운이 없었던 것인지' A씨는 식사 후 상품권을 들고 사무실로 들어가던 중 감찰반에 적발됐고, 해당 관청은 징계위원회를 열려 징계를 의결했다.

A씨는 "함께 근무하는 아르바이트 학생들에게 추석 선물을 주려고 친구에게 사다달라고 부탁한 것"이라고 항변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특히 자신이 몇년전 국무총리로부터 모범공무원상을 받는 등 모범적인 공직생활을 한 점과 감사팀 적발 후 상품권 대금을 바로 갚은 점 등을 들며 소청심사위원회에 처분 취소를 청구했지만 기각 당했다.

이에 억울함을 호소하며 법정 문을 두드린 A씨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징계처분 취소 소송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B씨가 증언을 번복하는 등 상품권 수수사실을 무마하기 위한 변명으로 보인다"며 "상품권 금액이 35만원으로 단순히 의례적인 선물로 보기 어렵고 공무원에 대한 불신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징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뇌물을 공금으로 사용해도 '유죄'

서울의 한 경찰서 지구대 사무소장으로 근무하던 C씨도 2005년 추석을 앞두고 동네 주민으로부터 떡값 명목으로 20만원을 받았다가 특별감찰 과정에서 적발됐다.

당시 '명절을 빙자한 금품수수 행위 사전 차단' 등 경찰 내부에서 지침이 내려진데다, '선물 안주고 안받기 운동'이 한창 진행되던 터라 징계위는 '감봉 1개월' 징계를 경찰청장에 요구했다.

그러나 C씨는 "떡값을 직접 받은 것이 아니라 사무실 책상위에 놓고 갔고, 지구대장에게 보고한 뒤 운영비로 사용했는 데 감봉은 너무하다"며 징계 처분 취소 신청을 제기했지만, 법원 판단은 엄격했다.

법원은 "국가공무원법 징계처분 중 가장 낮은 견책 처분을 내린 것"이라며 "이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거나 재량권을 넘어섰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차재호 차재호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