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당국은 피해 입은 소비자가 많은 만큼 이례적으로 정부가 직접 나서 집단분쟁조정절차 진행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수도권 소재 8개 대형종합병원이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환자들에게 선택진료비를 부당 징수한 행위를 적발하고 과징금 30억4000만 원을 부과했다고 30일 밝혔다.
조치대상은 ▲서울아산병원(과징금 5억 원) ▲신촌세브란스병원(5억 원) ▲삼성서울병원(4억8000만 원) ▲서울대병원(4억8000만 원) ▲인천가천길병원(3억 원) ▲여의도성모병원(2억7000만 원) ▲수원아주대병원(2억7000만 원) ▲고대안암병원(2억4000만 원)으로 국내 유수의 종합병원들이다.
이들은 지난 2005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환자들에게 선택진료(특진)를 이용해 추가비용을 부당하게 징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진료과에서 선택진료를 신청하면 환자의사와 무관하게 진료지원과에서도 자동으로 선택진료를 적용토록 하거나, 아무런 약정없이 병원 측이 진료지원과에 선택진료해 놓고 환자에게 비용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대형병원들은 또 의료법 상 선택진료 자격이 없는 의사 등 비적격자나 무자격자들이 진료를 해도 선택진료 명목으로 비용을 징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임상강사, 전임강사, 임상조교수 등 법정 상 선택진료 자격요건이 없는 의사(무자격자)나 병원이 지정하지 않은 의사(비지정자)들이 실제 선택진료를 수행한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 자격이 있다하더라도 국외연수로 진료가 불가능한 의사를 지정, 다른 의사가 대신 수행해놓고 진료비를 징수한 사례도 많았다.
현행법 상 면허취득 후 15년 경과 등 일정수준의 자격을 갖춘 자를 해당 의료기관 장이 지정한 경우에만 선택진료에 따른 추가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병원들이 이같이 부당한 방법으로 선택진료해 얻은 이득으로는 서울아산 689억 원, 신촌세브란스 576억 원, 삼성서울 603억 원 등 적게는 200억 원에서 많게는 700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밖에도 삼성서울병원과 수원아주대병원 두 곳은 진료비에 이미 포함된 치료재료비(별도산정 불가품목)를 환자에게 이중 청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철수 공정위 소비자정책국장은 "비록 병원들의 경영여건이 어려운 면이 있겠지만 높은 사회윤리가 요구되는 대형종합병원의 부당한 의료수익 추구행위는 억제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공정위는 선택진료비 부당 징수와 관련된 실질적인 피해구제가 가능하도록 한국소비자원과 연계해 집단분쟁조정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관련 소비자들은 내달 5일부터 소비자원 홈페이지(www.kca.go.kr)나 전화(02-3460-3477)를 통해 병원들의 선택진료비 부당 징수 민원을 접수할 수 있다.
한 국장은 "관련 환자들이 굉장히 많은데 집단분쟁조정절차를 이용하지 않으면 개인적으로 소송 등을 통해 보상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 경우 절차가 까다롭고 실제 구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용어설명
주진료과 : 수술, 처방을 담당하는 내과, 외과, 흉부외과 등
진료지원과 : 영상진단, 병리검사, 방사선, 마취, 정신요법 등 주진료과의 진료를 지원하는 과
선택진료 : 환자가 특정의사를 선택해 진료받는 제도로 일반진료비의 20%~100% 추가비용을 환자가 부담(진료지원과에서 선택진료 시 25%~100% 추가비용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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