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추진 자치단체 '잰걸음'…그러나 ""갈 길은 멀다"" "

차재호 / / 기사승인 : 2009-09-24 14:2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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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역 각 자치단체마다 행정구역 통합 건의안 제출을 서두르고 있다.

제출 방식을 놓고는 수원·화성·오산시와 성남·하남·광주시, 안양·군포·의왕·과천시 등 각 권역별로 제각각이다.

수원권은 각 의회가 나서서 건의안 제출 여부를 논의중이며, 성남권은 단체장, 안양권은 시민들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오산시 관계자는 "통합 논의 방식이 권역별 단체장 성향대로 추진되고 있다"며 "건의안 제출 방식은 자치단체, 지방의회, 시민 청원 등 세가지 모두 가능한 만큼 행안부의 건의안을 어떻게 처리할지 여부가 앞으로 눈여겨 볼 일"이라고 말했다.

◇수원권, 시민 '대의기관' 시의회 중심

수원권 행정구역 통합 논의는 각 시의회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처음 불을 지핀 곳은 수원시의회로, 지난 10일 제265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수원·화성·오산시 3개시 통합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수원시의회는 건의안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의 발전을 위해 3개 도시가 통합해야 한다"며 "역사적 동질성과 지역 특성, 정서, 생활권 등을 감안해 3개 도시가 합쳐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서둘러 건의안을 채택했던 수원시의회는 하지만 화성·오산시의회의 냉담한 반응으로 건의안을 폐기할 처지에 놓였다. 두 의회 의장단과 만나 통합을 논의한 뒤 29일까지 건의안을 경기도를 거쳐 행안부에 제출할 예정이었지만, 오산시의회가 수원과의 통합이 아닌 화성과의 2개시 통합을 요구하고 나섰고, 화성시의회는 아예 수원시의회와의 접촉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수원시의회 관계자는 "화성시의회는 접촉조차 안되고 있고, 오산시의회는 생각이 전혀 다르다"며 "3개시 통합이 아니라면 건의안을 제출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산시의회는 24일 임시회에서 수원시를 뺀 화성과 오산시 2개시만의 통합 건의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오산시의회는 건의안이 채택되면 시 집행부가 현재 진행중인 자체 시민 여론조사 결과를 건의안에 첨부해 제출할 방침이다.

23일 현재까지 취합된 행정구역 통합에 대한 오산시민 여론조사 결과 수원·화성·오산시 등 3개시 통합 찬성은 15%, 반대 70%, 유보가 15%로 나왔으며, 화성·오산시 등 2개시 통합에는 찬성 65%, 반대 30%, 유보가 5%로 집계됐다.

수원·화성·오산시가 통합할 경우 면적은 852㎢, 인구는 173만명이 된다. 화성·오산시만 통합하면 면적 686.8㎢, 인구 65만명에 이르게 된다. 면적만보면 2개시 통합으로 서울 605㎢ 보다 넓다.

◇성남권, 자치단체장 중심 건의안 추진

성남·하남·광주시 등 성남권은 단체장들이 합의해 행정구역 통합을 선언한 만큼 건의안 제출도 자치단체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성남권에서는 하남시가 가장 먼저 나서 지난 21일 행안부에 제출할 통합 건의안을 경기도에 전달했다.

김황식 하남시장은 이날 "경기도를 6~7개의 광역시로 묶으면 중앙정부와 기초자치단체의 중계 역할을 했던 도는 없어져도 괜찮다"고 '도 폐지론'을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하남시에 이어 통합 논의에 뒤늦게 합류한 광주시는 24일 경기도에 통합 건의안을 제출할 예정으로, 뒤늦은 결정과는 달리 제일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조억동 광주시장은 이미 주민들을 대상으로 통합 설명을 치렀다.

광주시는 이와 별도로 '행정구역 통합 광주시민 추진위원회'가 지난 21일 시에 낸 통합 건의안도 보정기간을 거쳐 도에 전달하기로 했다. 광주시민 추진위는 전체 7500여명의 시민 서명을 받아 건의안을 시에 제출했다.

반면 통합을 가장 서둘렀던 성남시는 다소 느긋한 모습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다음주에나 도에 건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3개 시가 합쳐지면 면적은 665㎢에 인구 132만명의 대도시가 된다.

◇안양권, 시민 추진위가 주도

안양·군포·의왕·과천시 등 4개시 통합 논의가 진행중인 안양권은 각 지역별 시민들로 구성된 찬·반 추진위가 중심이다.

안양시는 지는 18일 창립한 4개시 행정구역 통합추진 안양시위원회가 주축이 돼 통합 건의안 제출을 서두르고 있다.

안양시위원회는 지난 21일부터 건의안 제출을 위한 주민 서명을 받고 있으며, 23일까지 3일동안 받은 서명만 건의안 제출 가능한 주민 4681명의 61.7% 수준인 3000명에 이른다.

안양시위원회 관계자는 "서명을 받을 수 있는 수임자 700명을 선정, 통합 건의안 제출을 위한 서명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4개시 단체장들과의 통합 논의를 공식 제안하는 등 통합에 적극나선 이필운 안양시장은 관련 TF팀까지 구성했지만 통합 건의안을 시 차원에서 별도 제출할지 여부는 아직 검토중이다.

군포지역도 통합 찬성 추진위가 지난 14일 공식 발족해 다음날부터 80명의 수임자를 선정, 주민 서명을 받고 있다. 23일 현재까지 건의안 제출 가능한 주민(4130명)의 60.5% 수준인 2500명 정도가 서명에 참여했다.

군포 통합 추진위 관계자는 "노재영 군포시장이 지난 21일 지역 직능단체 회원 300여명을 모아놓고 '통합 반대' 입장을 공식 표명하면서 서명률이 급격히 떨어졌다"며 "24일부터는 금정역 등지에서 가두서명을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왕지역은 이미 통합 찬성 추진위원회가 건의안 제출을 위한 주민 서명을 대부분 마쳤다. 의왕 통합 추진위는 통합 건의안 제출 가능한 주민(2025명) 가운데 89% 수진인 1800여명의 서명을 받았다.

의왕 통합 추진위는 27일까지 주민 서명을 모두 받아 28일께 건의안을 시에 제출할 계획이다.

과천시는 이들 지역과는 달리 단체장이나 시민들이 통합에 원천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추진위 자체가 구성되지 않다.

4개시가 모두 합쳐지면 면적은 184.7㎢, 인구는 110명에 이르게 된다. 통합에 반대하는 과천시를 제외한 3개시만이 합쳐지면 면적 148.9㎢, 인구 103만이 된다.

◇건의안 제출되도 '갈 길 멀다'

행안부는 건의안이 접수되면 다음달 초 통합건의지역 시민들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한다.

자치단체나 지방의회가 건의안 제출한 경우는 곧바로 행안부가 접수해 여론조사를 실시하지만, 통합 시민 추진위가 제출한 건의안은 서명부에 대한 보정기간을 30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갖는다.

행안부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다음달 중순께 지방의회 의견을 청취할지 여부를 결정한 뒤 지방의회 청취 결과를 토대로 11월 초 주민투표를 실시할지 여부를 또다시 결정한다.

주민투표는 관련규정에 따라 투표인(19세 이상)의 3분의 1이상이 투표에 참여해야 하고 이 가운데 과반수가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행안부는 주민투표를 거치지 않는 지역의 경우 지방의회에 안건을 넘긴다. 그러면 대의기관인 지방의회에서 통합여부를 결정한다.

이 과정을 모두 거쳐 12월께 통합에 찬성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이면 행안부가 최종 통합여부를 결정한다.

행안부 결정으로 통합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밟았어도 통합되는 지역과 존치되는 지역이 판가름 난다.

이 때까지를 '예선전'으로 보면 본선은 12월 중순께부터다. 통합이 최종 결정된 자치단체는 관계 자치단체, 통합추진위 등과 통합추진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면 행안부는 이를 토대로 12월말께 자치단체 설치법(안)을 작성하게 된다.

행안부는 이같은 과정을 거쳐 내년 7월부터는 통합 자치단체가 출범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통합 시 명칭이나 청사 문제, 도시계획 문제 등 갈등 요인들이 한두가지가 아니어서 행안부 계획대로 내년 7월 통합 자치단체가 출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안양시 관계자는 "이제 시작단계"라며 "통합이 현실화되면 처리해야 할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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