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시정명령' 구청, 법정서 혼쭐

차재호 / / 기사승인 : 2009-08-13 14: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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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구청이 '엉터리' 측정결과로 '십자가가 너무 크다'며 교회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행강제금까지 부과했다가 낭패를 봤다. 법원이 시정명령 자체에 오류가 있었다면 이를 제때 이행하지 않은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린 때문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단독 김정수 판사는 지붕 위에 건축법시행령상 기준치(6m) 보다 높은 십자가를 설치한 S교회가 서울 서대문구를 상대로 낸 이행강제금부과처분 취소 등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13일 밝혔다.

재판부는 "교회 측의 시정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구청이 십자가 구조물의 높이를 잘못 측정한데다가 시정기한을 연장해 달라는 교회의 요청을 거절했기 때문"이라며 구청에 책임이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교회 측은 구청이 측정한 높이를 근거로 십자가 구조물을 잘랐으나, 이 마저도 규정을 초과한 사실을 알고 시정기한을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시정 조치를 취할 의사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서대문구는 2007년 12월 대략적으로 높이를 측정한 뒤 S교회가 당시 건축법시행령을 위반한 7m 짜리 십자가를 설치했다며 시정명령을 내렸고, 이를 제때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해 5월 이행강제금 1900여만원을 부과했다.

하지만 교회가 구청이 제시한 7m라는 수치만 믿고 1m5cm를 잘라냈음에도 남은 십자가의 높이가 6m를 훌쩍 넘겼던 것. 결국 교회는 서대문구에 시정기한을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했고, 이행강제금까지 부과되자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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