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정·관계 로비' 수사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여비서 다이어리가 공판 과정에서도 혐의 입증에 한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법원 등에 따르면 박연차 전 태광실업에게서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광재 민주당 의원에 대한 공판에서 여비서 다이어리와 탁상 달력이 증거로 채택됐으며 다음달 10일로 예정된 이 의원의 공판에 다이어리 작성자인 이모씨도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박 전 회장에게서 검찰 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종로 부산지검 부장검사의 공판에서도 여비서 다이어리와 달력이 증거로 채택됐다. 박 검사는 박 전 회장이 청탁을 한 시점과 금품을 건넨 시점이 3개월이나 차이가 나서 그 사이 제3의 인물이 개입됐을 의혹을 제기하며 해당 기간의 다이어리와 탁상 달력 전부를 요구했다.
그러나 박 검사의 공판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홍승면)는 "공판이 진행 중인 다른 피고인의 행적도 적혀있어 박 검사와 관련이 있는 부분만 복사해 증거로 채택하겠다"며 "현재 진행 중인 박연차 정관계로비 재판에서도 그렇게 했다"고 밝혔다. 이는 박연차 로비 관련 공판 대부분에서 여비서 다이어리가 주요 증거로 등장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박 전 회장의 10년차 여비서가 작성한 다이어리와 탁상달력은 검찰 수사과정에서 '살생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비서로 근무하는 동안 이씨는 수첩에 2004년 이후 박 회장이 만난 사람, 일시, 장소 등을 깨알 같은 글씨로 꼼꼼히 기록해 왔다. 수첩은 지난해 7월 세무조사 당시 압수당했다.
대검찰청 홍만표 수사기획관도 "여비서의 다이어리와 박 회장의 다이어리 등을 토대로 거액이 빠져 나간 시점과 비교해 수사 중"이라고 인정한 바 있다. 검찰은 실제 이 수첩을 근거로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2004년 말 1억 원 어치 상품권을 받은 정황이나 장인태 전 행정자치부 차관의 금품을 받은 정황 등을 포착하기도 해 공판에서의 여비서 다이어리의 역할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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