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만명 해고사태 예고…도와준다던 법이 뒤통수치나?

변종철 / / 기사승인 : 2009-07-02 16:2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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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만명 해고사태 예고…도와준다던 법이 뒤통수치나?

비정규직법으로 인해 70만명이 직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사공일 한국무역협회 회장, 이수영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경제5단체장들은 2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의 회관에 모여 ‘비정규직법 개정에 대한 경제계 입장’이라는 성명을 내고 비정규직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비정규직 근로자 문제의 바람직한 해결책은 사용기간 제한 폐지”라면서 “그러나 시행시기를 유예해서라도 근로자들의 해고를 막겠다면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불가피하게 유예하더라도 하루 속히 통과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손 회장은 “정부는 비정규직법으로 인해 70만명이 실직 위험에 처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현실화 될 가능성이 크다”고 사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현재 5명 이상의 사업장에 고용된 한시적 근로자가 86만8000명 가량인데 이 중 박사 학위 소지자 등이 16만명”이라며 “이들을 제외하면 70만명 가량이 대량 해고 사태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5단체장들은 성명을 통해 “비정규직법 개정을 위한 국회 협상이 끝내 결렬됨에 따라 우려했던 비정규직 근로자의 실직사태가 현실화되기 시작했다”며 “경제계는 이미 법 제정 당시부터 이같은 상황이 초래될 것임을 누차 지적해 왔지만 우리의 우려는 철저히 외면당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경제계를 배제한 5자 연석회의를 즉각 중단하고 노·사·정이 지혜를 모을 것을 제안했다.

손 회장은 “기업의 어려움은 외면한 채 정치권과 노동계만의 참여에 의한 논의는 현실을 외면하고 문제해결을 더욱 어렵게 할 뿐”이라며 “인력운용의 주체인 기업의 목소리를 배제한 무의미한 논의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도 있으리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사용기간 2년이 만료되는 비정규직 근로자가 다른 기업의 비정규직으로 채용될 수도 있지만 지금과 같은 경제 불황기에는 어려울 수 밖에 없다. 또 기업 입장에서도 다년간 숙련된 노동자를 해고할 경우 생산성과 효율성이 저하되고 새로운 인력을 채용해 별도의 교육을 해야 하는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수영 경총 회장도 “현행법은 2년이 되면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든지 아니면 해고하든지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고 있으며 일단 현 상황에서는 해고하는 곳이 많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특히 비정규직의 70% 이상이 30인 미만의 직장 또는 사업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쉽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10명 미만 직장에서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이 전체 비정규직의 50% 가량”이라면서 “10명 미만의 사업장은 영세 사업장이고 여기에는 어떻게 보면 국가 행정력이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비정규직의 처지를 대변하기도 했다.

김기문 중기중 회장은 “비정규직의 94%가 중소기업에 근무하고 있으며 그 실태를 보면 지속적으로 일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알렸다. “영세 소기업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이 많기 때문에 그 사람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며 정치권은 현실을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석래 전경련 회장은 “기업이 있어야 일자리가 있는 것”이라며 “기업의 부담 능력을 고려해야 하고 무엇보다 일자리를 위해서는 유연성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기업을 잊어버리고 5자 연석회의 등을 하고 있어 서로가 맞지 않는 논쟁을 하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비정규직법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공일 무협회장은 “지금은 세계화 시대”라며 “세계화 시대의 가장 큰 특징은 일자리가 국경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시대라는 것이며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에 투자하려고 했던 외국 기업이 국내 투자를 포기하면 일자리가 보이지 않게 감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소한 비정규직이든 정규직이든 법 규정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져야 한다”며 “국경을 막아 놓고 우리만 생각할 수는 없으며 현재는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준다는 법이 오히려 이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량실업을 막기 위한 경제계의 다짐도 잊지 않았다. 손 회장은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를 보호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히고 “비정규직 문제의 본질이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에서 비롯된 만큼 정규직과의 차별을 해소해 나가면서 비정규직 고용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노·사·정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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