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뇌물·성범죄·강도·횡령·배임·위증·무고 등 8대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이 내달 1일부터 시행된다.
양형(量刑)기준은 비슷한 범죄를 놓고도 재판부마다 선고 형량이 제각각이었던 판결을 개선하기 위해 대법원이 마련한 것이다.
29일 대법원에 따르면 앞으로 법관은 양형을 할 때 범죄별 특성을 살려 유형을 구분한 뒤 각 유형별로 구체적인 양형인자와 평가원칙에 따라 형량범위를 결정해야 한다.
살인의 경우 범행 동기를 기준으로 보통살인 외에 장기간 가정폭력, 성폭력 등 범행 동기에서 특히 참작할 사유가 있는 살인을 별도 유형으로 정했다.
이른바 '묻지마 살인' 등 특히 비난할 사유가 있는 살인을 별도의 중한 유형으로 처리했다.
뇌물범죄도 뇌물액수를 기준으로 5000만원 이상을 받은 경우 원칙적으로 실형이 선고된다. 특히 부패 고리를 단절시키기 위해 뇌물공여자도 엄정한 양형기준이 마련됐다.
대표적 '화이트칼라' 범죄로 꼽히는 배임과 횡령 처벌 역시 한층 무거워진다. 이득액에 따라 5개 단계로 분류되며, 50억원 이상 횡령·배임은 원칙적으로 실형이 선고된다.
성범죄는 피해자 나이와 범행수법·결과 등을 기준으로 13세 이상 상대 강제 성관계와 강제추행, 13세 미만 상대 성관계 등 3가지로 구분, 각각의 양형 기준이 마련됐다.
특히 13세 미만 어린이 대상의 성범죄는 원칙적으로 실형을 받게 된다. 주거침입강간, 강도강간 등 범행수법이 불량한 경우는 형이 가중된다.
강도죄는 범행수법·결과 등을 기준으로 일반적인 경우와 상해를 초래한 경우, 사망을 초래한 경우 상습·누범 등 4가지 유형으로 나눠 형량이 달리 적용된다.
이에 따라 물건을 훔치고 사람을 살해한 강도살인범에게는 무기징역 이상을 선고할 수 있도록 했다.
위증·무고의 경우 그간 대부분 집행유예로 풀려나거나 6개월 이하 징역형을 선고받는 경우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위증은 최대 4년, 무고는 최대 6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게 된다.
이같은 양형기준이 적용되는 내달 1일부터는 법원조사관이 피고인의 범죄 동기 등을 직접 조사하게 된다.
법원조사관은 기소된 피고인과 직접 대면을 통해 범죄 동기, 반성 정도 등 심리적 요인과 환경 문제 등을 조사해 형량을 줄이거나 더할 수 있는 요소를 재판부에 보고하게 된다.
재판부는 공판기일 전에 결과를 보고받아 이를 검사와 피고인측에게 알리고 의견 진술기회를 갖도록 한다. 만약 조사결과에 대한 이의 제기가 들어오면 법정에서는 이 부분을 중심으로 심리를 진행하게 된다.
양형기준이 설정되지 않은 범죄라 하더라도 기소된 사건이 사형·무기징역 등 중형이 예상되는 사건이나 가정폭력, 음주운전, 방화 등 피고인의 기질적·환경적 요인 조사가 필요한 사건으로 판단되면 재판장은 양형 조사를 명할 수 있다.
한편 대법원의 양형기준에 맞춰 대검찰청도 지난 23일 구형기준을 마련, 내달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양형기준이 형량의 상하한 폭을 2∼4년 정도로 넓게 권고 형량 범위를 정하고 있다면, 검찰의 구형기준은 좀 더 구체적이다.
형량범위의 중간점을 기준으로 감경, 가중 구간으로 양분하고 특별 및 일반 양형인자를 비교해 구간을 선택한 뒤 구체적인 구형량을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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