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시작된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 투쟁이 나흘 째 접어든 가운데 파업이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4일 현재 화물연대와 대한통운간의 교섭이 전면 중단된 데다 적극적으로 파업에 동참하는 조합원들의 숫자 역시 적어 당초 우려했던 물류 대란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화물연대와 대한통운이 '특수고용 근로자'의 노조와 노동자 인정이라는 굵직한 노동계 현안을 놓고 대립하는 양상이어서 쉽사리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화물연대 인정'을 고수하고 있는 화물연대는 전날 서울에서의 상경 집회를 보류한 채 지역 거점 투쟁을 통해 파업의 '파괴력'을 높이는데 고심하고 있다.
◇물류차질은 '미미'…투쟁 동력 놓고 고심하는 '화물연대'
화물연대 파업이 나흘째이지만 현재까지 물류에는 별다른 차질이 빚어지지 않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운송거부 차량은 11일 46대, 12일 58대에 그쳤으며 서산, 목포 등 17곳에는 464대가 집단 주차돼 있다. 주요 항만의 화물운송과 장치율도 평상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기업들이 운송거부에 대비해 사전 물량을 미리 수송한데다 대체 차량 투입되면서 물류 수송은 비교적 원활한 상황이다.
사실상 파업의 파급력이 미미하자 화물연대도 '투쟁 동력'을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화물연대는 13일 서울 상경 투쟁을 통해 파업의 폭발력을 보이겠다는 계획이었지만 돌연 '상경투쟁'을 보류하고, 거점 투쟁을 전개키로 했다.
화물연대는 "물류 총파업의 지속성을 높이고 파급력을 확대하기 위해 거점을 지키기로 했다"며 "비조합원의 동참을 높이고 물동량을 잡음으로써 정부와 금호아시아나 대한통운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식적으로 지역별 거점 60곳에서 운송 거부 투쟁을 진행하는 것이 파급력이 높다고 밝혔지만 세를 모으지 못한 것도 문제였다.
현재 파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조합원은 1만5000명 가운데 4000여명 정도에 그친다. 또 비조합원의 참여도 미미하다. 대부분의 화물 차주들이 일손을 놓고 있지만 지난해보다 일거리가 줄어든데다 그나마 있는 일거리마저 줄어들 것이라는 위기 의식때문에 투쟁 동력을 모으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화물연대가 고속도로를 점거할 경우 정부가 유가보조금 지급 중단이나 운전면허 정지, 취소 등으로 강경 대응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도 동력을 떨어트린 요인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와 달리 화물운송료 인상과 표준운임제 도입 등 생계형 요구가 아닌 특수고용직의 노동권 보장이 쟁점이 되면서 국민들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화물연대 역시 올해 파업이 지난해보다 '못 미친다'고 파악하고 있다.
◇정부, 화물연대 압박…교섭 재개될 수 있나?
물류 차질이 미미한 가운데 화물연대와 대한통운 간의 교섭은 지난 10일 밤 이후 전면 중단된 상태다. 합의서의 서명 주체를 놓고 입장차를 보였던 양측은 파업 나흘째에도 교섭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정부는 화물연대는 노조법상 '노조'가 아닌 상황에서 '운송거부 투쟁'이라는 불법 투쟁에 대해 엄단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경찰은 화물연대 김달식 본부장 등 집행부 7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검거에 나섰다. 또 운행 중인 트레일러 차량에 새총으로 쇠구슬을 쏴 앞유리 등을 파손한 혐의로 포항지부 조합원 이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편 '화물연대'의 노조 인정 문제는 기업이 손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점에서 대한통운이 교섭에 다시 나설지 주목된다.
현재 대한통운은 화물연대가 아닌 개인 택배사업자와 협상하겠다며 파업 중단을 압박하는 상황이다. 반면 화물연대는 특수고용직 근로자들로 구성된 '화물연대'를 인정하고, 해고된 택배기사의 복직 등 문제 해결에 나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결국 '화물연대'라는 네 글자를 놓고 대한통운과 화물연대가 등을 돌린 만큼 정부의 입장 변화가 없는 한 다시 협상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역을 중심으로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들의 거점 투쟁이 장기화될 경우 물류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화물연대가 서울 상경집회 없이 차분하게 지역별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다음 주 교섭의 진행 여부에 따라 파업의 장기화의 여부가 일단락 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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