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수사본부(본부장 정병두 1차장검사)는 9일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참사 당시 현장에서 검거한 농성자 27명 가운데 화재 발생시 끝까지 경찰에 저항한 5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 치사 또는 치상 등으로 구속 기소하고 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약한 15명에 대해서는 특수공무집행방해 치상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마지막까지 망루에 남아 경찰과 대치하다가 화재를 야기, 경찰관을 다치거나 숨지게 해 특수공무집행방해 치사 혐의가 적용된 농성자는 김 모(44)씨 등 3명이다.
또 남일당 빌딩에 침입해 주변 건물과 도로, 경찰관에게 돌과 골프공, 유리공 등을 투척한 농성자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화염병을 투척한 행위는 화염병사용 등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화염병 투척으로 주변 건물에 불을 낸 농성자는 일반건조물 방화 혐의로 사법처리됐다.
검찰은 농성자 전원이 점거농성 현장에서 복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화염병 투척을 모의하고 실행한 만큼 구체적 행위자가 특정되지 않더라도 전원 공범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형사처벌된 전력이 없고 가담정도가 경미한 농성자 1명을 기소유예하고 구속된 이충연 용산 철거민대책위원회 위원장과 입원치료 중인 농성자 등 6명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수사하기로 했다.
화재 원인은 시너와 화염병, 발화지점은 망루 3층 계단으로 판단했다. 망루 내부 3층 계단 부근에 뿌려진 시너에 화염병이 떨어져 발화됐고 불똥이 1층으로 흘러내려 바닥에 있던 시너에 번지면서 참사가 빚어진 것이다.
검찰은 그러나 경찰의 진압과정이 화재 발생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다고 보고 처벌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화재발생 및 사망은 ‘농성자의 시너 투기+화염병 투척’이라는 제3자의 독립적 행위에 의해 야기된 것으로 경찰의 지배영역 밖에서 발생했다고 봐야 한다”며 “특공대의 진압작전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농성자들이 새총으로 골프공, 유리구슬, 벽돌을 쏘아대고 화염병을 던져 인근 건물 방화 및 도로 정체 현상을 빚는 등 피해가 극심해 25시간만에 특공대를 투입한 과정이 정당했다고 봤다.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사건 당시 실시간으로 현장 개입했는지 최종 확인하기 위해 서면조사를 실시한 검찰은 김 내정자가 진압작전을 직접 지휘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돼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결론을 냈다.
검찰은 농성자들의 망루 설치를 방해할 목적으로 건물에서 불을 피운 용역회사 직원 하 모(43)씨 등 5명을 폭행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폭행) 혐의로 기소했다. 또한 경찰이 용역업체 직원을 물대포를 이용한 진압작전에 동원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용역업체 개발사업부 본부장 허 모(45)씨와 개발과장 정 모(34)씨를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다만 검찰은 용역직원에게 물포를 쏘게 한 책임을 물어 용산경찰서 간부 2명에 대해 직무유기 및 경찰관직무집행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해 형사처벌할 수 있는지를 두고 전날 밤 늦게까지 고민했지만 결국 처벌 대상에서 제외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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