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 파탄 이르면 이혼 가능”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11-09 19: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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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이례적 판결 “혼인 파탄 이르면 이혼 가능”

법원 이례적 판결

결혼생활이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면 배우자 어느 한 쪽의 책임을 따지기 어려워도 이혼할 수 있다는 법원의 이례적인 판결이 나왔다.

배우자 한 쪽에 혼인파탄의 책임이 있어야 이혼이 가능하다는 ‘유책주의’에 입각한 대다수의 판결과는 달리 ‘파탄주의’를 받아들인 판결로 해석된다.

‘파탄주의’는 이미 부부 간의 불화가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면 이혼을 인정해야 한다는 견해로 사법부는 재판을 통한 이혼에 대해 유책주의를 고수하고 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3단독 이옥형 판사는 A씨(30)와 부인 B씨(27)가 상호 상대방을 상대로 제기한 혼인 무효 청구 소송 및 이혼청구 소송에 대해 “이혼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9일 밝혔다.

A씨와 B씨는 결혼한 뒤 미국에서 살 계획으로 지난해 6월 약혼식을 올린 후 결혼 날짜를 9월로 잡고 7월에 혼인신고를 먼저 했으나 양측 가족들 사이의 불화로 파혼에 이르렀다.

이에 B씨는 A씨를 상대로 혼인 무효 청구 소송을, A씨는 B씨를 상대로 이혼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본인 동의없는 혼인신고라는 B씨의 주장과 부인때문에 가정생활이 파탄났다는 A씨의 주장 모두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혼인관계가 회복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고 양측 모두 이혼을 원하고 있다”며 “결혼 생활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 이혼 청구를 받아들인다”고 설명했다.

유책주의는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가 이혼을 요구하며 상대방을 이른바 ‘축출’하는 것을 막아주는 기능을 해왔다. 그러나 재판을 통해 상대방의 과실을 입증해야하는 이혼 절차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감정 악화가 자녀들에게까지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비판도 일각에선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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