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서 ‘진실공방’ 벌이나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9-21 18:20:25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민심의 파고따라 흔들렸던 ‘검찰 촛불수사’ 이달에 종결 총 1288명 연행… 17명 구속·1136명 불구속



검찰이 이달 내 촛불집회 관련자들에 대해 기소하면서 관련 수사를 대부분 종결할 예정이다. 숨 가쁘게 진행됐던 지난 5개월 동안의 검찰의 수사. 민심의 파고가 크고 높았던 만큼 검찰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초기 문화제 형식으로 진행되던 촛불 집회의 규모가 커져가던 지난 5월6일 검찰은 긴급회의를 열어 ‘광우병 등 인터넷 괴담’에 대해 전기통신기본법 등을 근거로 형사처벌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촛불집회 수사를 본격화했다.

검찰은 집회 초기 촛불집회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피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하지만 5월24일 촛불집회 참가자 37명이 처음으로 경찰에 강제 연행되면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검찰은 연행 직후인 5월25일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경찰, 국정원, 서울지방노동청 관계자들과 함께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열어 연행된 시민들을 엄정 사법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법조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검찰의 즉각적인 반응을 촛불집회 열기가 더 커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처라고 해석했다.

검찰은 첫 연행자 36명에 대해 불구속기소 처분했다. 법원의 기각을 우려해 구속 영장을 청구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엄정 수사 의지를 표명했던 것이다. 검찰의 엄정 수사 의지는 같은 달 27일 대검 공안부장 주재로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와 공안2부장, 경찰청 정보국장·수사국장 등이 참석한 공안대책협의회를 통해 재차 표명됐다.

검찰의 이 같은 엄정 수사 원칙에 고민이 시작된 시점은 물대포 사건과 일명 ‘여대생 군화발 테러 사건’이 발생한 5월31일을 전후해서였다. 경찰의 강경진압에 대한 여론이 최악으로 치닫던 당시 검찰이 계속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6월3일 오후 검찰 관계자는 당일 오전까지 폭력 정도가 심했던 집회 참가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번복, 여론 악화로 인한 고민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는 같은 달 8일 일부 집회 참가자들이 쇠파이프를 사용하면서 반전됐다. 이틀 뒤 법무부 장관이 ‘폭력시위 엄단’이라는 긴급 담화문을 발표했고 같은 달 14일 서울중앙지검 최교일 1차장 검사 주재로 동·남·북·서부지검 등 서울지역 5개 지검 차장검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실무협의회를 통해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사람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다고 엄포를 놓은 것이다.

검찰은 이어 같은 달 20일 촛불 집회에 비판적인 기사를 쓴 특정언론사에 대해 광고중단 운동을 벌인 누리꾼을 수사한다고 밝히면서 전국 검찰청에 ‘신뢰저해사범 전담수사팀’을 편성, 집중단속에 착수한다.

단속 착수 직후 대검찰청과 법무부 홈페이지에는 ‘나도 잡아가라’는 수천여명의 누리꾼들의 ‘자수 행렬’이 이어지는 등 반발이 거셌다. 하지만 검찰은 수세적이나마 엄정 수사 원칙을 철회하지 않았다.

결국 검찰은 21일 미 쇠고기 추가 협상 발표와 이에 따른 24일 법무부 장관의 촛불 시위 강경 대응방침 재천명을 기점으로 촛불 수사에 대한 공세적인 입장으로 선회했다. 검찰은 27일 미 쇠고기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제기한 ‘MBC PD수첩’ 수사팀에 검사 4명을 더 지원하고 ‘광고 중단 운동’을 벌인 인터넷 카페에 대한 수사도 적극적으로 진행했다.

촛불집회 초기보다 참가인원이 현저하게 줄어들던 29일 검찰은 체포된 진영옥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함과 동시에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과 이용식 사무총장의 영장을 신속히 집행할 것이라 밝힌다.

7월 들어 촛불은 급격히 사그라졌고 검찰은 이후 입건된 사람들의 사법처리에 집중했다. 현재 촛불 집회와 관련해 시민 1288명이 연행됐고 이 중 17명은 구속, 1136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검찰은 혐의가 가벼운 사람은 약식 기소하고, 주동자들은 불구속 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약식기소가 예상되는 촛불집회 연행자들이 정식재판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져 검찰은 향후 법정에서 또 다시 촛불집회에 대한 고민을 이어갈 전망이다.

앞서 법원은 광우병 쇠고기 급식과 관련해 단체 문자를 보낸 혐의(전기통신기본법 위반)로 검찰이 기소한 장 모(18)군에 대해 처음으로 무죄를 선고한 바 있어 법원에서 벌어질 검찰과 촛불 시민들의 공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뉴시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