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권화폐 7000억 가지고 있으니 투자해라” 뻔한 거짓말로 11억 사기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9-04 17:5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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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署, 40대 2명 구속 구권화폐를 팔아 차익을 챙길 수 있다고 유혹해 돈을 뜯어내는 사기 수법이 그간 수차례의 언론보도를 통해 많이 알려졌음에도 불구, 또 11억원에 이르는 거금을 뺏긴 피해자가 나왔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구권화폐 7000억원이 비밀창고에 보관돼 있다며 이 중 일부를 사채시장에 팔아 이득금을 챙겨주겠다고 속여 2회에 걸쳐 11억원을 편취한 박 모씨(43)와 이 모씨(48)를 구속하고 나머지 일당 2명을 지명수배했다고 3일 밝혔다.

이씨는 고향친구 오 모씨(48)와 함께 피해자에게 접근해 ‘강 회장’(48)이라는 고위층 인사와 연줄이 있음을 과시하며 금융실명제 때문에 제도금융권에 유입되지 못한 7000억원이 있으니 투자하라고 유혹해 1억원을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후 실제로 일련번호가 연속된 1만원짜리 구권화폐 1억원 뭉치를 일시적으로 맡겨 신뢰를 얻은 뒤 다시 10억원을 받아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박씨와 ‘강 회장’이 이들의 배후인 점조직의 윗선임을 확인하고 아직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강씨와 오씨를 지명수배 중이다.

경찰은 이들이 실질적 두목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또 다른 이 모씨에 대해서도 신원 조사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일당이 숨긴 돈을 빼돌리기 위해 가상인물을 만들어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들이 범행에 사용한 구권은 부분노출은선이 특징인 2000년 이후 발행권으로, 2007년 1월 홀로그램이 삽입된 지금의 신권과 함께 시중에서 그대로 사용 가능한 화폐이다.

2000년 이전에 발행뿐 아니라 유통 자체가 중단된 구권은 한국은행에서 신권으로 교환되지 않기 때문에 금융권에서 판매 가치가 없으며, 따라서 엄청난 액수의 구권이 남아 있을리 없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극히 일부
구권이 소장용으로 유통되는 경우가 있을 뿐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용되고 있는 구권을 판매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으므로 고위층 인사를 들먹이며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현혹하는 허황된 사기극에 넘어가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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