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전 사장은 2005년 KBS가 세무당국을 상대로 한 법인세 등 부과취소 청구소송에서 승소가 확실해 2448억원을 환급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556억원만 돌려받기로 합의, 회사에 1892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정 전 사장이 KBS의 승소가 유력해 최소한 1심 승소금액인 1764억원에 환급가산이자 684억원을 합한 금액인 2448억원을 환급받을 수 있었으나 ‘사장 연임’이라는 개인적인 목적으로 소송을 중도에 포기했다고 결론지었다.
검찰은 정 전 사장이 당시 승소 가능성을 알고도 적극적으로 소송을 포기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정 전 사장은 2004사업연도에 심각한 재정적자가 예상되고 이로 인한 경영부실 책임을 지게 될 우려가 높아지자 국세청과의 조정을 통해 소송금액의 일부만 환급받고 소송을 취하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정 전 사장은 2004년 6월 KBS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자 국세청 법무1과장과 접촉, 국세청의 법인세 과세표준을 수용하는 대신 이미 납부한 법인세를 환급받고 소송을 종결하려고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당시 국세청과 환급액 규모에 대한 의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정 전 사장은 이듬해 부실경영을 이유로 퇴진 압박이 거세지자 법인세 추징액을 환급받아 적자를 해소하고 연임에 성공할 목적으로 다시 국세청과의 소송을 종결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 과정에서 정 전 사장은 KBS의 세금소송을 대리했던 경수근 변호사가 ‘승소가 확실하다’는 이유로 국세청과의 소송을 종결하라는 요청을 거절하자 소송 대리인을 교체했다.
결국 정 전 사장은 2005년 8월 국세청의 환급안을 전면 수용하고 소송을 취하하기로 하는 조정안을 서울고법에 제출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 전 사장은 조정을 통해 소송을 중단하려는 경우에도 조정안의 합리성 및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전문적인 법무법인과 세무회계법인에 검토를 의뢰해야 할 임무가 있으나 경영부실 책임을 피하기 위해 서둘러 소송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정 전 사장이 5차례에 걸친 출석 요구에 불응하자 정 전 사장을 긴급 체포해 사흘 동안 조사를 벌였다. 정 전 사장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강제 구인에 항의를 표시하며 묵비권을 행사했다.
정 전 사장 측은 소송 중단이 KBS 내부의 최고 심의·의결기구인 경영회의를 통해 결정된 사안으로 ‘경영상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향후 소송 중단을 둘러싼 배임 혐의에 대한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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