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날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는 경찰의 강경대응 방침에 따라 시위대와 물리적인 충돌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당초 우려와는 달리 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 됐다.
경찰은 이날 오후 10시께 명동 밀레오레 앞에서 도로를 점거하며 가두행진을 벌이던 촛불 시위대 4명을 강제 연행했다. 또 이를 취재하던 한겨레신문 허 모 기자가 한 때 연행됐다 신분이 확인되면서 10분여만에 풀려났다.
연행은 오후 9시50분께 경찰순찰차가 도로에서 경고방송을 하다 일부 시위대가 이를 가로막자 경찰과 시위대간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예비역 시위대 정 모(27)씨가 명동역 지하철 계단으로 굴러 떨어져 오른쪽 팔목 인대가 손상되는 부상을 입었다”며 시위대가 “경찰이 밀어서 굴러 떨어졌다”고 주장함에 따라 인권위 관계자가 진상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전날 불법·폭력 시위에 맞서 최루액을 사용하고, 개인이 휴대할 수 있는 색소분사기를 활용해 폭력시위자를 향해 표적 분사해 검거를 위한 채증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해산 위주의 진압방식에서 검거 위주로 시위대응 방식을 전환키로 하는 등 ‘초강경’ 대응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날 경찰은 ‘경찰관 기동대’ 9개 중대 규모를 처음으로 집회현장에 투입하는 등 74개 중대 6000여명을 도심 곳곳에 배치하고 시위대 해산에 주력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날 거리행진이 시작된지 2시간여만에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를 강제해산하고 일부 불법시위 혐의가 있는 시위자를 연행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경찰은 오후 9시30분께부터 명동 밀리오레 앞에서 시위대 2000여명을 포위한 채 색소를 넣은 살수차를 배치하고 “집회 참가자 여러분이 해산하지 않으면 색소를 넣은 물대포를 사용하겠다”며 경고방송을 내보냈다.
시위대는 잠시 명동 뒷골목과 인도 등으로 이동하고, 경찰이 퇴계로 방향으로 빠져 나가면 다시 도로를 점거하는 과정을 반복하다 순식간에 경찰에 포위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는 명동성당 앞과 종각역 등으로 옮겨 집회를 계속하다 마무리 했다.
앞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7시부터 청계광장 앞에서 3000여명(주최측 추산, 경찰 추산 1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87번째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시위대는 장대비 속에서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규탄하는 한편, 한미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한 뒤 오후 7시40분께 촛불집회를 마치고 종로 방향으로 행진을 시도하다 경찰 차벽에 막히자 청계천을 따라 을지로 방향으로 거리 행진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전경 호송버스와 전경을 동원해 청계광장 주변을 원천 봉쇄했고, 한 때 시위대가 청계광장에 고립되기도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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