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단은 이날 집회의 주제를 평화와 침묵으로 설정하고 신부와 수녀들과 함께 순결의 상징인 백합을 들고 ‘침묵’ 거리행진에 나섰다. 신부들은 ‘어둠이 빛을 이겨본 적이 없다. 촛불이 이긴다’라는 현수막을 들고 평화 시위를 이끌었다.
사제단의 시국미사는 2005년 경기 평택에서 열린 미군기지 확장 반대 미사 이후 3년만에 열렸다.
◇사제단 “평화와 침묵”
사제단의 비상시국회의 및 미사가 이틀째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는 ‘평화와 침묵’이란 주제로 비상시국회의와 미사를 마치고 침묵 거리행진으로 이어졌다.
사제단 김인국 신부는 “폭력적인 시위보다 침묵의 힘이 더 큰 힘이 될 것”이라며 “행진을 하면서 주위에 계신 시민들에게 함께 하자는 의미로 미소를 보여주세요”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8시5분께 시작된 거리행진은 서울광장을 출발해 숭례문~한국은행~명동~을지로입구를 지나 다시 서울광장으로 돌아왔다. 다시 되돌아온 시위대의 얼굴에는 미소만이 가득했다.
이날 거리행진에서는 그동안 ‘이명박은 물러가라’, ‘폭력경찰 물러가라’라는 구호 대신 오로지 한 손의 피켓과 다른 손의 촛불로 모든 것을 말해줬다.
거리행진에 참가한 정문기(47)씨는 “김인국 신부님이 ‘질겨야 이긴다’라고 했다”면서 “시민들이 비폭력으로 매일매일 한마음 한뜻으로 원한다면 대통령도 국민의 뜻을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들도 원하는 ‘평화집회’
사제단의 주최로 이뤄진 촛불집회가 전날에 이어 ‘비폭력’ 촛불을 밝혔다. 이날 사제단의 비상시국회의 및 미사에는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 중에는 가족단위 시민들이 많이 참석했다.
미사에 참석차 부모님과 함께 온 노하은(9)양은 마무리 미사를 마치고 무대에 올라왔다. 노양은 ‘헌법 제1조’를 부른 뒤 “친하게 지내요”라고 말해 시민들에게 많은 귀여움을 받았다.
사제단 김인국 신부는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이 이 짧은 말에 다 들어가 있다”며 “아이들의 눈으로 보는 것이 가장 때 묻지 않고 정확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민들간의 불신, 시민과 경찰간의 불신 등이 우리 아이들에 눈에 비친 어른들의 모습”이라고 잘못된 어른들의 모습을 지적했다.
◇사제단 무기한 단식기도
사제단은 지난달 30일부터 서울광장에서 ‘국민 존엄을 선언하고 교만한 대통령의 회개를 촉구하는 비상시국회의 및 미사’를 마친 후 천막을 치고 무기한 단식 기도에 들어갔다.
이날 시국미사에 참석한 시민들은 사제단 천막의 신부님들에게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 부모님과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온 류찬영(6) 어린이는 “신부님들 힘내세요”라고 응원했다.
사제단은 “아직 국민의 상처가 아물지 않았다”며 “우리 사제단은 시민들의 마음의 병이 전부 치유될 때까지 이 자리에서 무기한 단식 기도와 매일 오후 7시에 미사를 올리겠다”고 말했다.
사제단 김인국 신부는 “우리 모두의 참회와 세상에 대한 아픔을 나눠 갖는 자리”라고 단식 기도의 의미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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