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위 격화… 강제해산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6-26 19: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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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벽돌 던지자 물대포로 맞서 부상자도 나와 경찰이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고시 강행 조치에 반발하는 대규모 촛불시위대를 뿔뿔이 해산시켰다.

25일 밤부터 격화된 시위는 한때 물대포가 등장하고 투척전이 벌어지는 등 경찰과 시위대의 극한 대립으로 번졌으나 강제해산 작전을 개시한 경찰이 26일 새벽 시위대를 서울광장 방면으로 밀어내면서 격렬했던 시위에 방점을 찍었다.

새벽 2시40분부터는 세종로 사거리 종로~서대문 양방향의 교통이 개시됐고, 일부 시위대만 세종로 사거리 모퉁이와 서울광장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규모는 300~400명으로 추산된다.

경찰은 서울광장에서 청와대 재진입을 모색중인 시위대가 경찰 위세에 눌린데다 ‘폭력시위’의 정당성 상실을 우려하는 내부 목소리가 커 작은 규모의 산발 집회만이 동틀 무렵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800여개 시민단체 및 인터넷 모임으로 구성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전날 오후 7시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는 즉각 고시 강행 방침을 철회하고 재협상에 임하라”고 촉구한 뒤 일부 시위대가 종로구 내자사거리(경복궁역)에 포위돼 있다는 소식을 듣고 40분 만에 거리행진에 나섰다.

처음 경찰 추산 2000명(주최측 5000명) 규모의 시위대는 차로를 점거하고 이동해 세종로 사거리로에서 연좌농성을 벌였고, 같은 시각 내자사거리에서는 경찰의 강제연행 조치에 강력 항의하던 시위대가 잇따라 추가 연행됐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위대 규모는 더욱 늘어났다.

연좌 시위대는 ‘이명박 OUT’이 적힌 빨간 피켓과 촛불을 양손에 들고 ‘고시 철회’ ‘검역주권 회복’ 등의 구호를 외쳤고, 전경 차벽에 ‘미국에 굴복 말고 국민에 항복하라’는 문구가 적힌 펼침막을 내걸었다. 새문안길 쪽으로 우회한 1000여명은 경찰 저지선을 뚫기 위해 월담을 시도하거나 인근 공사장에서 모래주머니를 퍼날라 쌓았다.

경찰과 시위대 간에 투척전도 벌어졌다. 일부 격앙된 시민들은 금호아시아나 빌딩 부근 차벽 틈 사이로 빠져나가 인근 공사장에서 구한 깨진 벽돌을 전경 쪽으로 던졌고, 전경도 시위대가 던진 집기를 다시 반대편으로 던지는 등 시위가 폭력화됐다. 촛불 시위에서 벽돌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공무원노조 소속 김 모씨는 “전경이 던진 돌멩이에 맞아 이마 오른쪽이 3㎝ 가량 찢어졌다”고 말하며 강북삼성병원으로 옮겨졌고, 전경 2명은 시위대가 던진 벽돌에 맞아 이송됐다. 밀고 당기는 과정에 탈진한 시위대와 전경도 잇달아 목격됐다.

또 경찰이 분말소화기로 진입을 막다 26일 자정께부터 5차례 물대포를 발사해 시위대를 뒤로 밀어내면서 부상자가 발생했으나 인적 피해규모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새벽 1시30분께 집시법 위반 혐의로 시위대를 연행하려는 경찰을 통합민주당 김재윤 의원 등 국회의원 6명이 가로막아 경찰과 의원 간에 ‘책임론’이 불거지기도 했다. 의원들은 명함을 건네며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근래 들어 가장 격화된 시위에 대해 경찰은 89개 중대 8000여명의 경찰력 규모를 유지하며 도심 곳곳에서 기습시위에 대비했다.

양측의 충돌이 악화일로를 치닫는 동안 기습시위가 벌어진 내자사거리에서만 115명이 연행된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지난달 24일 첫 거리시위 연행자가 발생한 이후 1일 연행된 시위자 수로는 가장 큰 규모다.

이날 낮 기습시위에서는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39) 등 47명이 1차 연행돼 은평경찰서 등 5개 경찰서에 분산돼 조사를 받고 있다. 연행 무리에 휩쓸린 초등학교 6학년 정 모(12)군은 미성년자임이 확인돼 즉시 풀려났다. 이재정, 강영구 두 여성변호사 등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원과 국민대책회의 안진걸 조직팀장, 윤희숙씨, 참여연대 장동혁 간사 및 자원봉사자 2명 등 대책회의 관계자 5명도 연행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앞서 국민대책회의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고시 강행 방침을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규정하고, 포털 다음 아고라 회원 20여명과 함께 청와대에 이르는 길목에서 기습시위를 벌였다.

국민대책회의는 기자회견에서 “50여일간 촛불행진이 계속됐지만 정부는 기만적인 추가협상 결과를 반영한 고시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며 “쇠고기 고시 강행을 즉각 중단하고 추가협상문 일체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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