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대규모 인력으로 질서유지가 필요한 경우에는 전·의경들이 나타나는 것이 익숙한 풍경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전·의경 구타사건이나 그로 인해 자살하는 뉴스들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전·의경 부대에서의 구타 및 가혹행위와 같은 인권침해 사항을 확인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이날부터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 제3항에 따라 직권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당사자들과 가장 가까운 전·의경 부모모임은 이런 일련의 조치들이 실질적 실효성이 없다며 예방책과 함께 일선 지휘관들의 의식변화를 요구했다.
◇구타 근절되지 못하는 이유
인권위는 전경대원이 최근 선임 대원의 구타 및 가혹행위에 못 이겨 마을버스 운전사를 협박해 방송사로 돌진한 사건이 발생했고 인권위에도 전·의경 구타 및 가혹행위 사건이 동시에 6건이나 접수돼 직권조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렇게 시간이 지남에도 구타가 쉽사리 근절되지 못하는것은 우리나라 군대문화의 특징 때문이다. 유난히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군대문화와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이 한 공간에 살고 있는 것 등도 이유가 될 수 있다.
또한 끊임없이 시위대 등과 맞서야 하는 전·의경 업무 특성상 과도한 스트레스가 원인이 될 수 있다.
경찰청 전경 관리계 관계자는 “나름 전·의경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이런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에 대해 국민들께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인권위의 권고 부분을 지키며 실질적 관리 부분에서 교육, 소원수리 등을 통해 구타를 근절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한다.
전·의경 부모모임의 강정숙 씨는 “그 동안 수 많은 전·의경과 그 부모들과 상담한 결과 부대로부터 내려오는 악습, 폐쇄된 부대특성, 중간관리자들의 임무 태만 등 복합적인 이유가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간 관리자들이 구타사건 등 발생시 징계 등을 두려워해 지휘관에게 즉각 전달되지 못해 사건을 조기에 처리하지 못한다”며 “사고 발생시 처리에 힘쓸 것이 아니라 미리 예방하고 사고를 조기에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인권위·부모들 “지휘관 의식 개선"" 한목소리
현재 인권위는 4개 지방경찰청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인권위에 문의 결과 현역 전·의경들이 진정한 내용인데 익명으로 제출된 사항이라 직권조사에 들어가는 데 시일이 걸렸다고 전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현재 법에는 익명으로 제출된 사항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조사할 수 없지만 내용이 심각해 직권조사를 하게 됐다”며 “이번 조사는 6월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향후 인권위의 조사 결과가 나오는 데로 대책을 마련해 체계적, 전문적으로 전·의경을 관리할 예정으로 구타로 인한 사건·사고를 최소화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의경 부모모임의 관계자는 “인권위의 조사나 경찰청의 발언은 사후대책에 불과하다”며 “20년 동안 부모들이 소중히 키운 자식들을 당국은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현재 지휘관들은 전·의경 부대를 진급이나 잠시 거쳐가는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데 경찰관을 도와주는 작은 경찰이라 생각하고 자신이 자녀나 조카들처럼 관리해야 사고를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즉 사고는 상처가 곪아서 터지는 것이기 때문에 사고발생시 영창, 구류, 타부대 전출 등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원인을 파악하고 당사자들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해 다시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된다는 것.
항상 실전과 다름없는 시위현장을 나가야 하는 전·의경의 업무특성상 어느 정도의 단체기합이나 규율유지를 위한 것들은 필요하다는 것이 전·의경 부모모임이나 관리자들의 입장이다.
하지만 여기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전경을 관리하는 담당자와 지휘관은 전·의경을 소모품이 아닌 가족으로 인식해 관리하는 것이 젊은이들에게 쓸모없는 군생활이 아닌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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