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 찰 측 “폭행 없고 1대1 상황서 뺏어”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경찰관을 사진촬영한 시민의 팔을 꺾고 카메라를 빼앗으면서 공권력이 폭력 시비에 휘말렸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일 오전 8시10분께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안산학부모회(준비모임) 소속 회원 5명이 경기 안산시 고잔2동 중앙중학교 정문 앞에서 이명박 정부의 4·15학교 자율화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이던 과정에서 빚어졌다.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안산단원경찰서 고잔지구대 소속 경찰관 2명이 순찰차량을 타고 오전 8시께 현장에 도착했고 10분 뒤 순찰차량 1대에 탄 경찰관 2명이 또 도착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들은 피켓시위 현장을 사진촬영했고 안산학부모회 회원 H 모(47)씨는 정문 앞에서 피켓시위를 하고 있던 다른 회원의 모습을 사진촬영했다. 이 과정에서 고잔지구대 부팀장 S모 경위는 H씨에게 “왜 경찰관을 사진촬영하느냐”고 항의했고 H씨가 “찍지 않았다”고 하자 카메라에 찍힌 사진을 보여달라고 요구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학부모회측 주장
경찰 간부는 H씨에게 공무집행 방해와 초상권 침해라면서 카메라를 달라고 했지만 H씨는 응하지 않았다.
H씨는 “경찰관과 시비가 붙은 상황에서 간부 경찰관이 카메라 빼앗아!라고 말하자 나머지 경찰관 3명이 달려들어 팔을 꺾고 강제로 카메라를 빼앗았다”고 말했다.
5m 떨어진 곳에서 스티커를 붙이는 일 등 다른 일을 하던 회원들이 갑자기 벌어진 일을 보고 H씨 주변으로 몰려들었고 경찰관들과 대치해 몸싸움이 벌어졌다. H씨는 카메라를 빼앗긴 뒤 순찰차량으로 가서 카메라를 돌려줄 것을 요구했고 경찰관은 간부의 지시에 따라 사진을 삭제하고 카메라를 돌려줬다.
H씨는 이 과정에서 전치 2주의 상처를 입고 진단서를 병원에서 발급받았다.
◇경찰의 주장
S경위는 H씨와 카메라에 찍힌 사진 문제를 놓고 실랑이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피켓시위에 참여했던 회원 4명이 H씨 주변으로 몰려들었고 경찰관 3명도 왔다.
S경위는 H씨와 마주 보고 있는 상태로 카메라를 쥔 H씨의 손을 맞잡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양측끼리 몸싸움이 빚어졌고 시위자 가운데 한 명이 고산지구대 L모 순경을 바닥에 내팽개 쳐 무릎에 찰과상을 입었다. 결국 양측이 뒤엉키면서 다투는 과정에서 S경위가 혼자 H씨가 가지고 있던 카메라를 빼앗았다.
카메라를 빼앗기자 시위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큰 저항이 없었고 순찰차량에서 사진을 지우고 카메라를 H씨한테 돌려줘 마무리됐다.
◇엇갈린 주장들
S경위는 H씨의 카메라를 빼앗기 위해 경찰관들이 달려든 사실은 없고 1대1로 있는 상황에서 자신이 카메라를 쥐고 있는 H의 손을 떼고 빼앗았다고 주장했다.
H씨에 대한 직접적인 폭행은 없었고 몸싸움 과정에서 충돌 때문에 다쳤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S경위는 몸싸움이 먼저 발생했고 카메라는 나중에 자신이 직접 혼자 빼앗았다고 밝혔다.
반면 H씨는 S경위가 현장에서 자신과 실랑이를 빚다가 경찰관들에게 카메라를 빼앗으라고 지시했고 경찰관 3명이 달려들어 팔을 꺾고 강제로 카메라를 빼앗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다른 곳에 있었던 회원들이 이를 보고 몰려들었고 몸싸움이 빚어졌다는 것이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진실 공방에 초점이 맞춰졌다.
경찰의 주장대로라면 H씨에게는 경찰관들의 직접적인 폭행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H씨가 상처를 입는 것은 불가능하다. 반면 H씨는 1대1 상황에서 대치해서 카메라를 빼앗겼다는 주장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1대1 상황에서는 카메라를 빼앗기지도 않을 뿐더러 S경위와 H씨를 제외하고 경찰관 3명과 학부모회 회원 4명이 별도로 몸싸움을 벌여야 할 동기를 설명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또 S경위가 카메라를 빼앗기 위해 H씨의 손을 붙잡고 있었다면 왜 카메라를 빼앗기지 않은 상태에서 학부모회 회원들은 카메라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S경위와 충돌을 하지 않고 다른 경찰관들과 몸싸움을 벌였는지도 의문이다.
S경위는 “먼저 몸싸움이 있었고 나중에 카메라를 직접 H씨한테 빼앗았고 H씨를 폭행하지 않았다”며 “H씨가 다쳤다면 아마 몸싸움 과정에서 충돌로 인해 다쳤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H씨는 “경찰 간부의 지시에 따라 경찰관 3명이 폭력을 행사했을 것”이라고 경찰측 주장을 일축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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