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2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교통사고를 내고 피해자 구호조치 없이 달아나 특가법상 도주차량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 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일부 무죄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지법 본원 합의부로 돌려보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판결에 대해 법원 일각에서는 뺑소니 혐의에 대해 지나치게 엄격한 법적용이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가해자 김씨는 택시기사로 뺑소니 혐의가 인정될 경우 면허취소 처분이라는 무거운 제재가 내려지게 된다.
이는 김씨의 생계를 위협할 정도의 가혹한 처벌에 해당하기 때문에 양형의 사유로 김씨의 상황이 고려됐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김씨의 사건과 유사한 경우인 운전자가 사고 후 일단 정차해 차에서 내려 피해자와 언쟁 또는 대화를 했던 2001도2763, 2003도8092, 2004도1213, 2004도 5304 등의 사건에 대해 “구호조치를 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당시 대법원은 뺑소니 혐의가 적용될 경우 가혹한 행정처분이 뒤따르기 때문에 지나치게 엄격한 법적용 보다는 현실을 감안해 양형을 고려했다.
그러나 이번 대법원 판결은 달랐다. 대법원은 “뺑소니는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 없이 현장을 벗어나 사고를 낸 자가 누구인지 확정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할 때 성립한다”며 “구호조치 필요 여부는 사고의 경위와 내용, 피해자의 상해 부위 및 정도 등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원론적인 법적용을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가 낸 사고로 피해자는 약 2주간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었고 병원에서 물리치료까지 받은 것으로 미뤄 구호의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엄격한 법적용을 통해 김씨의 뺑소니 혐의를 인정했다.
김씨는 2006년 8월 경기 광명시 인근 도로에서 신호대기로 정차했다 출발하면서 운전조작 미숙으로 뒤에 서있던 피해자 한 모씨 승용차를 들이받고 주행하다 뒤따라온 한씨의 항의를 받았지만 아무런 조치 없이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김씨에 대해 도로교통법과 특가법상 도주차량 혐의를 모두 인정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은 “피해자의 부상 정도가 경미한 것으로 미뤄 굳이 구호를 받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만 인정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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