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람’ 유해음란물 아동들 손쉽게 접근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5-08 19: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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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케이블 방송서 무차별 쏟아져도 막을 방법이 없어
성폭행을 범죄로 인식않고 ‘성행위’의 ‘놀이’로 생각해 충격



대구에서 일어난 초등학교 집단 성폭행 사건을 둘러싸고 아동 및 청소년의 무분별한 성 관념을 키운 우리 사회의 시스템과 이를 방치한 어른들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비판여론이 높다.

특히 초등학생 및 청소년이 광범위한 음란물을 접촉하는 데 수월한 사회적 현실을 감안, 방송 및 인터넷을 통한 음란물 규제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대두되고 있으나 사실상 이를 규제할 법적인 근거나 관련 부서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재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범죄’가 아닌 ‘놀이’로 인식하는 아이들
대구 초등학교 집단 성폭행 사건에 연루된 아이들은 인터넷 등을 통해 접한 음란물의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는 고백을 해 우리 사회에 충격을 던졌다.

더욱이 아이들이 집단 성폭행을 타인의 인권이나 기본권을 침해하는 범죄로 인식하기보다 ‘성 행위’에 관련된 ‘놀이’로 인식한다고 답해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이와 관련,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관계자는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진 음란물에 대한 문제는 전혀 대책이 없는 상태”라며 “대부분의 맞벌이 가정에서 부모들이 이를 24시간에 걸쳐 케어할 수 없는데다, 인터넷만 접속하거나 케이블 방송만 돌려도 쏟아지는 것이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음란물이기 때문에 이를 감당할 만한 마지노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은 완벽하게 어른들의 책임”이라며 “단순히 문화차원의 문제가 아닌 성을 도구화 시키는 폭력이 결합했다는 점에서 전면적인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의 저변에 깔린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너무나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음란물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알몸 스시’를 비롯해 선정적인 영화 및 장면들을 여과 없이 방송에 내보내고 사후 심의를 하는 제도가 가장 큰 범죄자라는 것.

이성적인 사고가 자리 잡지 않은 아이들이 음란물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너무나 많다.

관람할 수 있는 연령을 제한하거나 사용자의 주민번호를 통해 일부 사용을 제한하고는 있지만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음란물을 막을 수 있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같은 현실을 제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질문에 방송통신위원회는 “별도의 심의위원회를 조직해야 하지만 새 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상임위원이 구성되지 않는 등 조직이 정비되지 못해 규제나 관리·감독 여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유해정보 피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문제가 되는 것은 과거 정보통신부 산하의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서 관할하던 것이 새 정부의 출범이후 방송 및 인터넷 상의 음란물에 대한 규제가 방송심의위원회라는 독립적인 민간기구로 출연했으나 아직 조직조차 정비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과거 심의위원회 관계자는 “광고를 제외한 모든 매체의 심의는 사후심의를 원칙으로 한다”며 “주의 및 시청자에 대한 사과, 해당프로그램 징계 및 프로그램 중지 등의 제재 조치가 가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유해정보의 노출에 대한 사후심의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고 꼬집는다.

통신심의 총괄 담당 관계자는 “아동 및 청소년에 대한 유해정보 관리는 청소년 보호법에 따라 제공하는 사람이 연령제한을 설정할 수밖에 없다”며 “인터넷 컨텐츠를 관장하는 부서가 너무 많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서비스 유형별로 규제를 달리하는 등의 아동 및 청소년에 대한 유해정보에 한해서는 법적인 보호망이 강화될 필요는 있다며 “불법적인 음란정보에 대해 사업자가 이를 심의부처로 사전 전송해 검열하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문가들 역시 음란정보를 유포해 손쉽게 돈을 벌거나 타인의 인격을 해하는 사업자에 대한 규제 강화의 기준은 복합적인 접근을 통해 가능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아동 성 상담센터 관계자는 “아동 및 청소년이 유해 환경을 접하는 문제에 대해 이것이 가정에 국한된 문제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이미 오류”라며 “아이들이 성에 대해 잘못된 가치관을 가지게 될 때 타인의 소중한 성적 권리를 박탈하는 것에도 죄책감을 갖지 않게 될 것”이라고 당부한다.

또 매번 ‘사후 약방문’식의 예산 확보나 구체적인 실행계획도 없는 졸속행정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외국처럼 아동 및 청소년의 음란정보에 대한 강력한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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