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중국산 저가 제품이 세계에 디플레이션을 수출했던 것과 달리 중국에서 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그렇지 않아도 금리상승 압박을 받고 있는 세계 중앙은행의 고민이 더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의 물가상승은 정부가 올해부터 수출이 아닌 소비 진작을 경제의 우선과제로 설정하고 대규모 임금인상을 용인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돼지고기 등 식료품 파동이 물가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中 고성장에 따른 물가 상승=중국산 제품의 수입 가격은 지난 5월 전월대비 0.3% 오른데 이어 6월에도 0.3% 상승해 2003년 12월 이후 두달 연속 오름세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의 고성장에 따른 결과로, 2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일년 전보다 11.9% 증가했으며,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4.4% 뛰어 인민은행의 목표치인 3%를 4개월 연속 훌쩍 뛰어넘었다. 이에 따라 경기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 21일 중국은 기준금리를 8년래 최고치인 6.84%로 인상했다.
지난 달 앨런 그랜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중국의 저가 상품으로 인한 디플레이션이 사라질 것이라는 조짐을 처음 발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세계 중앙은행, 중국발 인플레 고민=중국의 수출가격 상승으로 인플레 압력이 가중되면서 세계 중앙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엄청난 무역 급증세와 자본 유입, 상품 가격 상승으로 물가 상승률은 중앙은행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을 벗어나고 있기 때문.
그동안 세계 중앙은행들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경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중국이나 인도 등 신흥시장의 저가 제품을 이용해 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세계화는 회원국의 인플레이션을 0.2%포인트 낮췄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인플레 압력이 가중되면서 점차 중앙은행의 통제 범위를 벗어나는 추세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은 인플레가 가중되면서 이를 통제하기 위한 통화정책이 복잡해 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세계는 지금 금리인상 모드=중국산 저가 제품의 효과가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전세계는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영란은행은 수입물가를 인플레 우려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이달 금리를 5.75%로 인상했다. 캐나다도 1년여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4.5%로 올렸다. 이미 유로존의 금리는 6년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뉴질랜드 중앙은행도 이번 주 금리를 사상 최고 수준인 8.25%로 인상할 전망이다. 뉴질랜드는 지난달 20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 매도에 나서면서 뉴질랜드달러는 22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럽 이코노미스트들과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모여 ‘세계화 동력의 이동과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일부에선 신흥시장 농촌 지역의 노동력은 여전히 저렴한 수준이어서 인플레 압력을 억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과 인도 전체 인구 가운데 도시에 거주하는 비율은 각각 40%, 29%에 불과해 선진국(74%)보다 낮은 수준이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짐 오넬은 “중국산 제품 가격이 상승하면 기업들은 베트남이나 방글라데시 등 저렴한 노동력을 보유한 곳으로 생산기지를 옮겨 세계 경제의 인플레는 억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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