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숭례문 소실 안되게 지키겠다"

박규태 / / 기사승인 : 2013-04-29 16:21: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불길서 숭례문 현판 들고 나온 장성삼 前 서울 중구 관광공보과장
[시민일보] 화재로 소실된 숭례문이 5년간의 복원 공사 끝에 내달 4일 기념식을 갖는다. 이날을 누구보다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바로 장성삼 전 중구 관광공보과장이다.
장 전 과장은 지난 2008년 숭례문 화재 당시 현장에서 숭례문 현판을 온전히 꺼내왔다.
덕분에 새로운 자재를 들여 복원한 지붕, 누각 부분과는 달리 현판만은 옛 모습 그대로를 지킬 수 있었다. 현판은 태종의 맏아들인 양녕대군이 쓴 것으로 유명하다.
화재 당시 장 전 과장은 늦은 밤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TV에서 숭례문 화재 기사를 보고 숭례문으로 달려왔다.
현장에 도착하니 숭례문 지붕이 불타고 있었다. 불길이 문루까지 번지자 한 소방관이 현판의 대못을 뽑아내고 바닥으로 떨어뜨려 놓았다.
소방호스에서 뿜어나오는 물줄기와 불이 붙은 서까래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누구 하나 현판을 꺼내올 생각을 하지 못했다.
소방관들은 불을 끄는 데 집중하느라 현판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장 전 과장은 공보팀장을 맡기 전 문화재를 담당하던 부서에서 일한 적이 있어 현판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주변에서 놀라 소리를 지르고 난리였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장 전 과장은 현판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구청 직원 2명의 도움으로 150㎏이나 되는 육중한 현판을 옮긴 후에서야 장 전 과장은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현판은 테두리가 심하게 파손됐지만 다행이 불에 타지 않고 형태를 보존한 채 수습할 수 있었다.
이 현판은 국립문화재연구소로 옮겨져 2년 후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됐다.
심하게 훼손된 테두리목은 치밀한 고증과 전통 장인의 솜씨로 새 목판으로 바뀌었다.
장 전 과장은 그 해 관광공보과장으로 승진, 2009년 문화체육과장, 2011년 7월 다시 관광공보과장을 맡은 후 지난 해 정년을 1년 앞두고 명예퇴직했다.
지금은 숭례문과 연관이 있는 한양도성 해설사 과정을 수강하고 있다.
6개월 과정을 마친 후 서울성곽을 돌며 문화해설사로 활동할 예정이다.
장 전 과장은 "문화해설사 과정중 현장 탐방하는 시간이 있는데 숭례문에 와서 다시 걸린 현판을 볼 때마다 5년전 일이 다시 떠오른다"며 "다시는 숭례문이 화재로 소실되지 않도록 지켜나가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박규태 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박규태 박규태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