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서울 중구청(구청장 최창식)이 덕수궁 불법 농성촌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구는 26일 오전 공무원 80여명을 동원해 1년 가까이 덕수궁 대한문 옆에 자리한 불법 농성촌 기습철거를 계획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구는 이날 구청의 철거 계획 정보를 입수한 쌍용차 금속노조원 20여명이 모이는 등 시위대의 사전대비로 철거과정에서의 인명피해를 우려, 동원된 공무원들을 철수시켰다.
앞서 지난 8일에도 구는 공무원을 포함, 철거용역 150여명을 동원해 철거를 시도했지만 시위대 70여명의 거센 반발로 시민 및 구청직원 4명이 부상당해 병원에 실려간 바 있다.
구 관계자는 "강제철거시 안전사고가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 어쨋거나 서로간에 부상자 없이 해야 한다"며 "자칫 잘못 나섰다가는 물리적인 충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을 보고 사정이 녹록치 않아 유보를 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덕수궁 농성촌에는 지난 해 4월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가 분향소를 차린 후 용산참사 유가족, 제주해군기지ㆍ4대강 반대 단체 등이 모여들었다.
중구의 '철거작전'은 지난 해 12월 대화의 장을 마련한 이후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다.
구에 따르면 당시 구가 행정대집행을 예고하자 시위대측에서 대화를 요청해왔다.
양측은 한 자리에 모여 서로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큰 진전을 이뤘다며 앞으로 자주 만나 문제를 해결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후 양측의 대화는 이어지지 못했다.
구 관계자는 "농성촌에 쌍용차 뿐 아니라 용산참사, 강정마을에서도 모여들었는데 내부에서도 서로 의견정리가 안 된 것 같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데 그런 자리에 나오지는 않고, 그렇다고 우리가 불법 농성촌을 그냥 둘 수는 없고, 그래서 지난 1ㆍ2월 자진철거를 꾸준하게 통보하고 있지만 말이 먹히지 않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3일 있었던 농성촌 천막 화재로 덕수궁 담벼락과 석가래가 훼손된 만큼 문화재 보수를 위해서도 철거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박규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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