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 편법추경 ‘물의’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6-29 17:48: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10억 출연 조례제정전에 편성 서초구(조남호)가 민관 합동으로 추진중인 우면산 트러스트 법인 출연금이 포함된 추경안이 근거 조례 제정 이전에 구의회를 통과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을 불러올 전망이다.

29일 서초구와 구의회에 따르면 구는 근거 조례가 아직 제정되지 않았음에도 불구, 우면산 트러스트 법인 설립을 위해 출연금으로 10억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1차 추경안을 지난 136회 임시회(6월16∼25일)에 제출했으며, 구의회는 찬반토론 끝에 원안을 확정지었다.

하지만 정길자 의원(서초2) 등 4명의 구의원은 이 과정에서 “법 절차를 무시한 예산 편성은 아무리 명분이 좋은 사업일지라도 인정될 수 없는 일”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구가 현재 추진중인 우면산 살리기 운동에 반대하거나 이론을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아무리 명분이 좋고 훌륭한 사업이라도 법적 절차를 무시하면서 추진되는 것은 법치주의를 무시한 행태일 뿐 아니라 향후 건전한 트러스트 운동의 발목을 잡는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특히 “가칭 ‘우면산내셔널트러스트설치및운영에관한조례안’이 7월 정례회에 제출될 예정으로 알고 있다”며 “‘호사다마’라는 말이 있듯이 좋은 일일수록 차근차근 심사숙고를 거듭해 추진하고 이를 통해 주민들로부터 지지를 얻어 낼 때에 비로소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사업을 구가 행정 편의적으로 접근, 시작부터 흠집을 남겼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애초에는 7월 정례회에 조례안과 출연금 동의안을 함께 제출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임시회에서 추경안을 처리할 수밖에 없어 어쩔 수 없이 미리 상정하게 됐다”며 “절차가 뒤바뀐 부분은 인정하지만 모두가 공감하는 사업이고, 법인 출연금은 청산될 때까지 영구히 보존돼 다른 용도로 전혀 유용할 수 없는 자금인 점 등을 고려해 구의회에서 동의해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서초구는 우면산에 대한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 지정이 오는 8월7일 만료됨에 따라 사유지로 돼 있는 136만여 평(총면적의 88%)의 산림이 개발로 인해 훼손될 위험에 놓이게 되자, 토지매입 비용 확보를 위한 민관합동의 자발적 모금운동인 ‘우면산 살리기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을 추진하게 됐다.

이에 따라 구와 창립준비위는 지난 20일 서초구민회관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우면산 트러스트를 공식 출범시켰으며, 현재 법인 설립 절차를 밟고 있다.
최은택 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