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치고 이불준비해 밤샘응원 펼쳐
수원·인천서도 승리 감동 함께 '만끽'
[시민일보] 대한민국 축구역사에 원정 사상 첫 16강 진출이라는 발자취를 남긴 23일 새벽 서울을 비롯한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주요도심에 수십만의 거리응원전 인파가 넘쳐나면서 '대~한민국'을 외치는 함성으로 메아리쳤다.
수도권은 이날 태극전사들이 2010 남아공월드컵 대 나이지리아전에서 승리와 함께 16강 진출을 기대하는 수많은 시민들이 새벽 시간에도 불구하고 서울광장, 영동대로를 비롯해 인천 문학경기장, 경기 안양종합운동장 등 응원전이 열리는 장소로 경기 전날부터 운집하면서 응원전의 열기가 한껏 고조됐다.
▲서울= 서울광장과 강남 코엑스 주변 영동대로 등 서울 주요도심 8곳에는 23일 경기가 새벽 3시30분부터 시작됨에도 불구하고 경찰 추산 서울광장과 태평로 일대는 6만여명, 영동대로, 서울월드컵경기장 각각 5만여명이 총 21만여명이 거리응원전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날 출근하는 직장인과 시험을 치르는 대학생, 장애인, 외국인 등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시민들은 저마다 붉은 티셔츠를 입고 붉은 막대풍선을 흔들며 거리응원전에 합류하면서 서울 곳곳이 붉은 물결로 넘쳐났다.
특히 일부 시민들은 태극기를 이용한 복장과 붉은 정장, 페이스페인팅 등 형형색색의 패션을 선보이면서 독특한 응원 풍경을 만들었으며 곳곳에 밤샘응원 텐트를 치고 침낭과 이불을 준비해 온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2010 남아공월드컵 시민거리 응원전'이 진행된 서울광장은 6만여명이 모여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미처 광장으로 들어오지 못한 시민들은 주변 차도까지 늘어서면서 도심을 붉은 물결로 가득 메웠다.
시민들은 노브레인과 체리필터 등 가수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고 '대~한민국'을 외치며 하나된 모습으로 축제의 한마당을 즐겼다.
영동대로는 전날 밤부터 응원전이 진행되면서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태극전사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시민들은 풍선과 나팔 등으로 박자에 맞춰 '대~한민국'을 외치며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일부 시민들은 체력 보충을 위해 치킨, 맥주 등을 배달시켜 먹기도 하고, 일부 시민들은 곳곳에 마련된 부스에서 페이스 페인팅을 하며 경기에 앞서 만반의 준비를 했다.
대형 전광판 4개가 마련된 한강시민공원 반포지구에도 강변 응원전을 즐기러 나온 시민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지체장애로 몸이 불편한 가운데서도 응원에 나선 한지민(35)씨는 "장애가 있지만 여기에 나와보니 너무 떨린다. 오늘 꼭 이겨서 16강에 진출했으면 좋겠다"며 대한민국의 승리를 기원했다.
남자친구와 함께 온 김혜리(20·여)씨는 "승패에 상관없이 선수들이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면서도 "이청용 선수 또 골 넣으세요"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학교 친구 30여명과 함께 나온 대학생 손누리(20)씨는 "오늘 16강에 당연히 올라간다. 대한민국 파이팅"이라며 기대를 감추지 못했다.
자영업자 정은경(25·여)씨는 "월드컵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장사가 너무 안 된다"면서도 "선수들 파이팅"이라고 외쳤다.
▲경기= 한국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출전 사상 처음으로 원정 16강에 진출한 23일 새벽 경기 지역 곳곳은 또한번 수만명의 응원 인파가 몰려 붉은 물결을 이뤘다.
출근을 앞둔 이른 새벽이었지만 수원과 안양, 과천, 안산 등 대규모 거리응원전이 펼쳐진 곳곳에서는 10만여명이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캡틴 박' 박지성의 모교인 수원공고에서도 이날 개교기념일을 맞아 교사와 학생들 200여명이 한데 어우러져 목청껏 응원했다.
안교관 교사(46)는 북을 들고 나서 응원전을 진두지휘 했다.
안양과 광명 등 주택가, 찜질방, 사우나, 술집 또한 응원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도민들은 경기 내내 가슴을 졸이며 대표팀의 활약상을 응시했다. 경기가 시작되고 '대~한민국'을 외치던 도민들은 경기 초반 어이없이 실점하자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16강 진출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고 차분히 응원전을 이어나갔다.
박지성의 후예 수원공고 학생들은 "괜찮아"를 연호하다 이내 선배인 '박지성'의 이름을 불러대기 시작했다. 박지성이 볼을 잡기라도 하면 '골! 골!'을 외치며 한껏 기대했다.
전반 38분 마침내 이정수가 동점 골을 이뤄냈을 때는 서로 얼싸안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광명사거리 먹자촌에서도 축하의 함성이 터져나왔다. 붉은 막대 풍선 응원도구 대신 빈 막걸리 통을 두드리던 시민들은 후반 4분 박주영의 역전 골이 나오자 "골! 골! 골!"을 외치며 부둥켜 안았다.
상대팀의 동점골에는 모두가 탄식하며 "괜찮아"를 다시한번 외쳤고, 결국 동점으로 경기를 마쳤을 때는 "16강"을 외치며 환호했다.
수원공고 유재균(17·1학년)군은 "이제 16강이다. 8강도 문제없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안양 종합운동장에 1만여명, 안산 와스타디움에도 7000여명의 시민들이 모였으며, 팽택 이충레포츠센터와 군포시청대회의실에도 각각 300여명의 시민들이 응원에 나섰다.
▲인천=대한민국이 월드컵 첫 원정 16강을 달성한 이날 인천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거리에는 1000여명의 시민이 몰려 대 나이지리아전을 지켜보며 감동의 순간을 만끽했다.
전반전 12분 나이지리아 우체 선수에게 기습적인 선제골을 허용하자 잠시 탄식이 흘러나오기도 했지만 대다수 시민은 남은 시간 태극전사들이 활약해 줄 것이라며 열띤 응원을 펼쳤다.
이어 대한민국의 이정수 선수가 만회골을 터뜨리자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월드컵 노래를 부르며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정상현씨는 "첫골을 쉽게 내줘 못내 아쉬웠는데 예상대로 우리나라가 멋진 골로 맞불을 놓았다"며 "상승세를 탄 만큼 남은 시간이 무척 기대된다"고 기뻐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대한민국이 경기를 이끌어 가자 응원 함성은 절정에 달했다.
소형 태극기를 들고 온 최정훈씨는 "우리나라 선수들의 몸이 가벼워 진 것 같다"며 "경기 분위기가 좋아졌다. 끝가지 응원할 것"이라고 즐거워 했다.
후반 4분 박주영 선수의 왼쪽 프리킥 슛이 상대편 골망을 흔들자 응원장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그러나 20분 뒤 김남일 선수가 나이지리아 오바시 선수에게 파울을 범하면서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내주자 응원 열기가 다소 가라앉기도 했다.
딸과 함께 나온 김영현씨는 "쉽게 골을 내주는 것 같아 아쉽기는 하지만 잘 싸워주고 있다"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열심히 응원할 것"이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양팀의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아르헨티나가 그리스를 앞서면서 우리팀이 비기만해도 16강을 확정지을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응원장 시민은 중계화면을 더욱 주시했다.
결국 2대2 무승부. 그러나 아르헨티나가 그리스에 2대0으로 승리하면서 우리가 월드컵 원정 첫 16강을 달성하자 응원장을 떠나갈 듯한 함성이 울려퍼졌다.
정미숙(여)씨는 "먼 곳에서 열심히 싸워준 태극전사가 참 자랑스럽다"며 "한잠도 못자고 출근해야 되지만 전혀 피곤하지 않을 것 같다"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친구들과 함께 온 박준혁씨는 "박주영 선수가 그 동안의 부담에서 벗어나게 돼 기쁘다. 오늘 페널티킥을 내준 김남일 선수도 남은 경기에서 더욱 활약을 해줄 것"이라며 "16강은 태극전사 23명 모두가 함께 만들어낸 감동의 결과"라고 기뻐했다.
한편 이날 인천문학월드컵경기장을 비롯해 인천 주요도심 곳곳에 시민 10만여명이 몰려 16강의 감동을 함께 누렸다.
전용혁 채종수 문찬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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