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사학회는 21일 성명을 통해 “서울의 상징이 될 광화문광장의 동상설치와 같은 중요한 결정을 전문가가 참여하는 공청회도 거치지 않고 몇 차례 진행된 시민여론조사와 설문조사로만 추진한다는 것은 무모하고 경솔하다”며 비판했다. 또 문화사학회는 “세종대왕 동상은 ‘천자남면(天子南面)’ 사상에 따라 남쪽인 숭례문을 바라보게 배치해야 하는 데 이럴 경우 신하인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뒤편을 바라보게 돼 임금에 대한 도열법도에 어긋난다”고 지적했으며, 일례로 지난 2005년 창덕궁을 등지고 서 있던 민영환 동상이 국내외 전문가들의 지적으로 수송동 조계사 앞으로 이전한 사실을 들었다.
사학회는 해결책으로 임금의 앞쪽으로 동쪽은 문반(文班), 서쪽은 무반(武班)으로 위치하는 문무백관 도열법도에 따라 충무공 동상을 서쪽으로 배치하고 동쪽편에 조선 초 서울을 기획하고 설계한 삼봉 정도전 동상을 세울 것을 주장했다. 이를 통해 조선시대 역사 인물을 시대적으로 안배할 수 있으며, 서울을 기획한 인물과 나라를 지킨 인물이 조화를 이뤄 서울을 대표하는 역사·문화 광장으로 조성하는 광화문광장의 취지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문화사학회는 지난 1986년 6월 발족한 순수학술단체로 그동안 217회에 걸친 문화유적답사와 39회의 학술발표를 개최하는 등 역사문화에 관련된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오고 있으며, 이노근 노원구청장, 이원명 서울여대 사학과 교수 등 회원 4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해 전문가와 시민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와 여론수렴을 실시해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 뒤에 덕수궁내 세종대왕 동상을 이전, 배치하는 내용의 광장 설계안을 발표했었다. 그러나 ‘동상의 크기 문제’와 ‘친일 작가의 작품’이라는 논란에 휩싸이자 서울시는 30여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세종대왕 동상 자문위원회’를 구성, 세종대왕 동상을 어떻게 세울 것인지 논의한다고 이달 11일 발표했다.
광화문광장은 광화문~세종로사거리~청계광장에 이르는 도로 중앙에 길이 740m, 폭 34m 규모의 보행네트워크를 갖추고 서울을 대표하는 역사·문화 공간으로 오는 7월까지 조성될 예정이다.
/차재호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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