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연구용 시신 성형수술용으로 둔갑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1-07 18:4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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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감염 인체조직 유통 가능성 사회복지법인과 병원 등에 의학연구용으로 기증된 시신과 태반에서 뼈, 피부 등 인체조직이 적출돼 이식용 피부 등 성형수술용 의료용품으로 제작,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경찰수사결과 드러났다.

이러한 인체조직의 비정상적 유통과정에 현직 의사와 복지법인까지 연루돼 있고, 각종 병에 감염된 인체조직의 유통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관련법규의 미비로 단속근거가 미흡한 실정이다.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7일 의학연구용으로 기증받은 시신 등에서 적출한 뼈ㆍ피부 등으로 성형수술용 의료용품을 제작한 혐의로 의료용품 제조업체 H사 대표 황모(46)씨와 이 업체에 인체조직을 공급한 모 대학병원 성형외과 교수 A(49)씨 등 5명을 약사법, 폐기물관리법위반 등 혐의를 적용,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들의 범행에 연루된 모 사회복지법인과 대학병원 등 3개 법인체와 폐기물처리업자 이모(35)씨 등 7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H사는 2000년 5월부터 최근까지 서울과 대전에 세척실, 가공실, 초저온냉동기 등을 설치하고 종업원 40여명을 고용해 불법적으로 공급받은 인체조직으로 성형수술용 의료용품인 슈어덤(Sure Derm. 이식용 피부조직)과 쉬바(Sheba. 슈어덤의 분말형태) 등을 제작, 종합병원과 성형외과ㆍ피부과 병원 등에 19억2000여만원상당을 유통시킨 혐의다.

경찰 관계자는 “현행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은 간장, 심장, 골수 등 장기를 불법 적출하거나 장기를 매매·알선하는 행위를 처벌할 수 있으나, 미국ㆍ독일 등과 달리 피부, 인체조직은 장기로 분류되지 않아 처벌할 근거가 없어 폐기물관리법위반 등 혐의를 적용했다”며 “법령 정비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시신기증자나 유가족의 의사와 달리 의학연구용으로 기증된 시신에서 유가족들 몰래 뼈, 피부 등을 임의로 적출해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체에 공급하는 등 일부 의료업계나 복지기관의 비도덕적 행태도 드러났다”고 말했다.
/김수영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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