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소각장 광역화 어디까지 왔나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11-10 14:2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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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비주의’ 벽 부딪혀 ‘갈팡질팡’ <사진1>
쓰레기 소각장 광역화 논란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주민들의 강한 반대와 우려 속에 어렵게 지어진 노원, 강남, 양천구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은 그동안 자체 쓰레기만 소각, 가동률이 34%에 그쳐왔다.

최근에는 쓰레기 종량제로 인한 쓰레기 감량으로 가동률이 급격히 하락해 30%에도 못 미치는 사태가 발생하자 행정기관의 근시안적 행정으로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아울러 서울시 첫 광역화 시설로 공사가 10%정도 진척된 마포자원회수시설을 둘러싸고 또다시 주민반대가 거세지고 있어 쓰레기 소각장 광역화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쓰레기 소각장 광역화, 무엇이 문제이며 해결 방안은 무엇인지 짚어봤다.
<편집자 주>

▲혈세 낭비하는 쓰레기 소각장
쓰레기 소각장은 마포구 상암동 난지도 매립이 93년 종료되고 수도권 매립지도 인천국제공항건설로 상당부분 줄어들면서 사실상 더 이상의 매립이 어려워지자 대체 방안으로 지어지기 시작했다. 소각 가능한 폐기물은 모두 소각해 매립량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었다.

소각장 건립은 최첨단 시설로 지어진다해도 혐오시설이란 인식과 소량이라도 유해한 물질이 유출된다는 주민들의 우려로 수월하지는 않았다. 특히 지역 님비주의와 주민들의 각종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시의 노력미흡으로 결국 광역화를 목표로 한 소각장들은 모두 자치구 소각장으로 전락하는 결과를 낳았다.

노원자원회수시설의 경우 당초 중랑구, 동대문구의 쓰레기를 함께 처리하기 위해 1일 1600톤의 규모로 지어질 계획이었으나 주민들의 결사 반대로 자체 쓰레기만 소각하기로 하고 1일 800톤 규모로 지어졌다.

강남구 역시 1일 900톤 소각 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졌지만 평소 300톤 가량의 자치구 쓰레기만 소각, 가동률이 20%에 불과했다. 최근에는 이것마저도 쓰레기 감량제로 쓰레기가 200톤 가량으로 줄어 수영장등 부대시설이 적정량의 열을 공급받지 못해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 같은 현상은 시가 소각장 건립당시 타구의 쓰레기를 처리하지 않는다고 약속하는 한편 향후 광역화를 염두에 두고 대규모로 짓는 졸속행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일일 소각될 쓰레기 양을 터무니없이 많게 예측한데다 최근 쓰레기 종량제 정착화로 소각량이 급격히 줄은 이유도 한 몫하고 있다.

양천구도 지난 7월 분리수거가 제대로 안 돼 소각 시 유해물질이 발생된다는 이유로 주민협의체가 관내 쓰레기 마저 반입을 거부한 바 있어 구에서 분리수거를 적극 홍보하는가 하면 젖은 음식물쓰레기에 톱밥을 넣어 말려 소각하는 등 철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갈길 먼 소각장 광역화
서울시는 현재 자원회수시설의 여유용량을 인근 자치구와 공동으로 이용하는 광역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나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쳐 소각장 광역화는 표류상태다.

최근 시는 노원구와 인접한 도봉구에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시설을 증설하고 강북구에는 재활용품 처리시설을 건설해 자치구간 폐기물처리시설을 분담하는 방법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노원구 주민들은 이 같은 시의 방침에 한마디로 ‘주민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노원구의 한 주민은 “시가 소각장 건립 당시에는 자체 쓰레기만 처리한다고 협약서를 체결해 놓고 이제와 타 자치구 쓰레기를 처리하라고 하는 것은 건립을 위해서 주민들을 속인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일관성 없는 행정을 꼬집었다.

이에대해 시 폐기물시설과 최홍식 팀장은 “매립이 곧 한계에 달아 소각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주민들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광역화를 추진하겠다”고 해명했다.

서울시 첫 광역 소각장 시설인 마포자원회수시설도 10% 정도 공사가 진척된 가운데 또 다시 일부 주민들이 소각장 건립 공사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등 소각장 건설 저지 운동에 들어가 귀추가 주목된다.

95년 마포 자원회수시설 건립 계획이 마련될 당시 마포구 주민대책위원회는 난지도 매립지로 낙후된 구에 이중고를 씌우는 일이라며 결사 반대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2년여 동안 일본 소각장을 견학하고 다이옥신 발생이 적은 소각방식을 조사해보는 등 다각적인 논의를 거치면서 소각장을 편의시설과 수익사업 개념으로 수용, 건립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마포구는 구정발전 비용으로 중구와 용산구로부터 115억원을 지원 받고 공사는 순조롭게 진행돼 님비주의를 극복한 선례로 기록되는 듯 했다.

그러나 최근 일부 구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월드컵공원내쓰레기소각장건설저지대책위원회’가 국제적인 공원인 월드컵 공원 내에 소각장 건설은 있을 수 없고 소각하더라도 관내 쓰레기만 처리하겠다며 공사중단을 촉구하고 나서 또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소각장 건설에 대해 상암동주민협의회는 찬성을, 저지대책위원회는 반대하는 등 주민들조차 상반된 입장을 내세우고 있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대안은 없나
지난해 12월 구리시 토평동에 문을 연 ‘구리시 자원회수시설’의 경우, 주민들이 다이옥신등 유해물질 유출을 우려하며 반대를 했던 곳이지만 지금은 각종 편의시설 유치와 유해물질에 대한 철저한 주민 점검으로 주민들의 쉼터로 거듭나고 있다. 또 시가 환경보호 우선 방침을 통해 주민들에게 광역화를 지속적으로 설득한 결과 구리시는 소각장을, 남양주시는 소각재 매립장을 건설하는 빅딜을 이루기도 했다.

이 같은 사례는 환경오염이나 재산권 보상에 있어 주민들을 우선 배려하는 행정기관의 적극적인 노력과 주민들의 성숙한 열린의식이 이뤄낸 성과로 소각장 광역화가 가야할 방향을 제시해 주는 선례로 평가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쓰레기 종량제에 따라 쓰레기가 감소하는 추세에 들어서자 쓰레기를 원천적으로 줄이는 쓰레기 감량제도 도입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힘을 받고 있다.

쓰레기문제시민연대회의 김은경씨는 “소각장 건설은 쓰레기 발생에 대한 사후대책에 불과하다”면서 “원천적으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재활용이 되지 않은 물품들을 생산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2>인터뷰-김은경 자문위원 쓰레기문제해결 시민연대회의
“소각이든, 매립이든 모두 쓰레기를 있는 대로 다 만들어 놓은 후 사후처리에 대해 고민하는 것 아닙니까, 애초에 쓰레기를 만들지 말아 야죠”

김은경 소각장대책위원회 고문은 쓰레기 감량정책이 제대로 수립되지 않는 한 어떠한 방식의 소각장이든 건설에 찬성할 수 없다고 못 박는다.

김씨는 “지금까지 쓰레기 감량을 위한 운동들은 모두 민간의 노력으로 되어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정부가 소각장 건설에 거액을 투자하기에 앞서 근본적으로 쓰레기를 줄이는 정책을 수립해야 합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는 쓰레기가 감량, 재활용, 소각 순으로 처리돼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감량정책이 미흡한 상황에서 무조건 소각하겠다는 처리 방식은 환경친화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각은 소량이더라도 유해물질이 유출되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덜 짓고, 덜 가동시키는 것이 좋다”며 “실제로 유럽이나 미국은 10년 가까이 소각장을 짓지 않고 있으며 후진국일수록 소각장을 많이 짓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일본의 소각률이 발달하고 높다하지만 일본은 OECD 국가 중 환경지속적 지수 중 폐기물분야에서는 거의 꼴찌에 가깝다고 비난했다.

쓰레기 감량정책으로 그는 재활용이 안 되는, 소각 시 유해물질이 나오는 제품은 아예 생산하지 못하도록 할 것을 제안하며 포장제의 90%가 재활용 가능한 독일을 예로 들었다.
/최애선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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