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검 안산지청에 따르면 박 전 시장은 고잔신도시에 확정된 세입자 아파트 부지를 일반 분양 아파트부지로 용도변경해주는 대가로 함께 구속된 D건설업체 대표 김모(57)씨로부터 현금 3억원과 2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의 아파트 부지는 고잔신도시 2단계 지역 23블록 2만9900㎡와 39블록 6만6600㎡로 한국수자원공사가 1996년 신도시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원주민 이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입자 임대 아파트 신축부지로 확정한 곳이다.
이 곳의 아파트 용적률은 당초 140%, 15층 이하로 제한됐고 건설업체에서 18∼24평형 규모의 아파트(39블록 1440가구, 23블록 654가구)를 지어 세입자들에게 5년 임대 후 분양하는 조건으로 건설업체에 분양할 예정이었다.
박 전 시장은 그러나 2000년 3월 일반 분양 아파트로 변경해달라는 건설업체 대표 김씨의 청탁을 받고 용적률을 199%, 층고 19∼25층까지 용적률을 대폭 높여줬다.
이에 따라 39블럭의 경우 18∼25평형 이하 837가구, 25평형 이상 413가구 등 세입자 임대 아파트가 27평형 217가구, 32평형 463가구, 37평형 266가구, 43평형 94가구, 47평형 94가구 등 부자들이나 살 수 있는 대형 평형의 아파트단지로 변경됐다.
23블록 역시 분양가구수에는 변함없으나 평형이 대형 평수로 바뀌면서 임대 및 국민주택 이하 아파트 단지로 변경, 건설업체는 모두 200억원대의 막대한 부당이득을 챙기게 됐다.
이처럼 아파트단지가 대형 평형으로 건설계획이 바뀌면서 세입자 1100가구 가운데 아파트 분양권을 받은 경우는 520가구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수자원공사로부터 500여만원의 이주대책비를 받고 다른 지역으로 이주해야 했다.
또 분양권을 받은 영세 세입자들도 중도금을 낼 형편이 못돼 대부분 프리미엄을 받고 분양권을 전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뇌물 고리로 형성된 용도변경으로 인해 영세 세입자를 위한 아파트 부지는 부자들이나 살 수 있는 아파트 부지로 바뀌면서 세입자들은 또다시 길거리로 내몰린꼴이 돼버렸다.
더구나 박 전 시장은 용도변경 대가로 자신이 운영하는 레미콘 회사인 W산업이아파트 공사현장에 공급하던 물량을 당초 35%에서 50%로 높여줄 것을 부탁, 레미콘 3만5천65㎥를 추가 공급함으로써 2억원대의 부당 이득을 챙길 수 있었다.
검찰은 이에 따라 용도변경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들이 뇌물을 챙기거나 부당한 행정처리를 했을 것으로 보고 시(市) 공무원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곽무근 차장검사는 “이번 사건은 민선 단체장이 개인 기업체를 운영하면서 각종인.허가 권한을 미끼로 관련 기업체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개인적 부를 축적한 사건”이라며 “향후 유사한 비리를 방지하기 위해 민선단체장이 운영하는 회사에 대해 법인체 세무조사 주기를 단축하고 특별 세무조사를 제도적으로 의무화하는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안산=김균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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