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사범 관리`구멍’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09-22 16: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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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병원내 교묘히 밀반입, 버젓이 투약까지… 마약치료기관 입원중 히로뽕을 밀반입해 투약한 유명 카지노 운영자와 신종마약인 엑스터시를 복용한 약사, CF모델 등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지검 마약수사부(정선태 부장검사)는 22일 노모(47·카지노 경영)씨 등 마약사범 20명을 적발, 이 중 노씨 등 10명을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김모(48·약사)씨 등 10명을 지명수배했다고 밝혔다.

사건이 발생한 서울시립은평병원은 다른 치료보호기관과 달리 감시와 억압을 최대한 배제하고 자율적인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해왔지만 중독자들은 오히려 이를 역으로 악용한 것으로 드러나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주범 노모(46)씨는 법원이 보석 석방을 조건으로 법원이 치료보호를 의뢰한 마약 전과자였지만 끝내 `백색가루’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올해 7월초 퇴원을 앞둔 김모(35)씨에게 히로뽕 밀반입을 부탁했다.

김씨는 병원안 공중전화로 예전에 거래했던 마약 공급책에게 버젓이 전화를 걸어 히로뽕 반입을 부탁한 뒤 퇴원 당일 히로뽕 1g과 1회용 주사기를 담은 과자용기를 면회물품으로 위장, 노씨에게 이를 전달하는데 성공했다.

노씨는 8월에도 외부에 있는 김씨와 짜고 5층 병동 샤워실 창문을 통해 김씨가 줄에 매달아 올려준 히로뽕과 주사기를 병원내로 반입, 이모(32·구속), 최모(38·구속)씨 등 동료환자들과 샤워실에서 히로뽕을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약반입을 위해 노씨 등은 감시의 눈길이 쉽게 닿지 않는 병동내 샤워실 방충망 일부를 뜯어낸 뒤 비디오 테이프에서 빼낸 줄을 창문 밖으로 내려보내 담뱃갑으로 포장된 히로뽕과 주사기를 밀반입하는 지능적인 수법을 사용했다.

노씨 등은 특히 히로뽕을 투약하지 않은 동료환자 김모(24·구속)씨 소변을 자신들의 소변인 것처럼 꾸며 간호사에게 제출, 마약반응을 살펴보기 위한 소변검사도 피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사건 발생 원인으로 검찰은 병원측의 형식적인 소변검사 및 육안에 의존하는 면회물품 반입검사 등 느슨한 중독자 관리체계를 꼽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서울시립병원은 다른 마약치료 보호기관에 비해 시설이 좋고 면회 및 외부통화 등이 허용되는 개방적인 치료여건을 가지고 있어 마약 중독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반면 그만큼 마약반입이 수월한 여건도 갖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능직 공무원인 남자 치료보호사 7명이 주야 3교대로 50여명의 중독자를 관리하고 있지만 금단증세로 폭력성을 보이는 환자들로부터 폭행을 당하거나 위협을 받는 일이 빈번한 상황에서 철저한 감시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관계자는 “마약을 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던 환자들이 마약판매 전력이 있거나 누범으로 재활 가능성이 없는 중대 마약사범과 같은 병동에 수용된 점도 이번 사건의 한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서울시립은평병원을 비롯, 다른 치료보호기관의 중독자 관리실태에 대한 철저한 점검을 통해 유사사례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신혜권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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