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경기도 용인경찰서에 따르면 17일 오전 1시55분께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스포츠형 머리의 남자 1명이 용인시 구성읍 보정리 경부고속도로 밑 도로변에서 회식을 마치고 귀가하는 A(26·여)씨를 훔친 흰색 승용차로 납치했다.
범인은 A씨를 승용차 뒷자리에 태운 뒤 “고개를 숙여라. 눈을 뜨면 죽여 버리겠다”고 협박한 뒤 인근 지역을 잠시 배회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범인이 한눈을 파는 틈을 이용, 갖고 있던 휴대폰으로 친구에게 “납치됐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며 메시지를 받은 친구는 납치 15분 뒤인 오전 2시10분께 경찰에 즉시 신고하고 가족에게도 알렸다.
경찰은 신고접수 직후 수원과 분당, 화성 등 인근 6개 경찰서에 비상령을 내리고 주요 길목에 경찰을 배치한 뒤 검문·검색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A씨 집에 형사대를 급파했다.
잠시 후인 오전 2시40분께 범인은 A씨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딸을 납치했다. 보고 싶으면 돈 1천만원을 갖고 풍덕천 사거리로 나와라. 경찰에 신고하면 딸을 죽여 버리겠다”고 협박했다.
이때부터 경찰은 형사 2명을 가짜 돈을 들고 있는 A씨 부모와 같은 승용차에 동승시키고 다른 형사들을 택시에 태워 A씨 부모 승용차 뒤를 미행토록 하는 등 범인 검거작전에 나섰다.
경찰은 A씨 부모와 함께 범인이 수시로 변경하는 접촉장소를 옮겨다니다 결국 성남 분당 오리역 인근 도로에서 돈을 건네받기 위해 승용차를 타고 나타난 범인과 50여m의 거리를 두고 맞닥뜨렸다.
그러나 경찰은 제대로 상황대처를 못해 범인 검거에 실패했으며 범인은 추적중인 경찰을 따돌리고 용인 방향으로 도주했다.
당시 경찰은 인근 지역 주요 길목에서도 검문활동을 벌이고 있었으나 역시 범인을 잡지 못했을 뿐 아니라 납치 1시간30여분 뒤부터 휴대폰 위치추적시스템을 이용, 범인이 이동중인 경로를 자세히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검거에 실패, 수사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경찰은 이날 오후 6시께 이번 사건과 관련, 수사지휘부가 차려진 용인 구성파출소에서 인근 6개 경찰서 형사과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수사대책회의를 열어 ‘뒷북 대책회의’라는 비난까지 받고 있다.
범인 도주당시 차량 트렁크에 감금돼 있던 A씨는 납치 4시간여만인 이날 오전 6시께 용인에서 광주로 넘어가는 대지고개 인근에서 차량이 서행하는 틈을 이용, 무사히 탈출했으며 가벼운 상처만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범인과 A씨 부모가 접촉당시 작전에 혼선이 있어 검거하는데 실패했으며 초기 범인 차량번호를 몰라 검문.검색에서도 잡지 못했다”며 “현재 전국 경찰에 공조를 요청, 범인이 타고 달아난 흰색 중형승용차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 차량은 지난달 7일 서울 마포구에서 범인들에 의해 도난을 당했다.
/용인=추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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