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연령 하향, 재범위험 높일수도"

박소진 기자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26-03-31 15:3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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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호 인권위원장 "신중해야"

[시민일보 = 박소진 기자]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문제와 관련해 정부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교육·돌봄·복지 체계 전반을 먼저 점검하는 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위원장은 31일 발표한 성명에서 "촉법소년 연령 하향의 근거로 제시되는 소년범죄의 증가나 저연령화, 흉포화 등 주장이 사실에 부합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10∼13세 저연령 소년범죄는 장기적으로 감소·정체 추세이고, 절도 등 경미한 유형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일부 지역이나 특정 기간 중 촉법소년 송치 인원 증가 등 제한된 지표만으로 전체 범죄 양상을 판단할 경우, 실제 상황이 과장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촉법소년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범법행위 청소년으로, 형사처벌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소년원 송치나 보호관찰 등 보호 처분을 받는다.

안 위원장은 촉법소년 연령 하향의 소년범죄 예방 효과 역시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형사미성년자를 조기에 형사사법 체계에 편입시키는 것은 낙인과 사회적 배제, 보호·교육의 기회 상실을 통해 장기적으로 더 높은 재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 다수 연구에서 지적되고 있다"며 이미 촉법소년은 보호관찰, 소년원 송치 등 처분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년범죄 예방의 핵심은 돌봄, 교육과 복지, 정신건강 지원, 위기 가정에 대한 조기 개입과 맞춤형 지원체계를 촘촘히 구축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많은 연구는 소년범죄의 배경에 빈곤과 불평등, 가정의 위기, 방임과 학대, 학교와 지역사회 안전망의 부재, 정신건강과 발달적 특성에 대한 적절한 지원 부족 등이 자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며 "아동은 보호받고 성장할 권리를 가진 인격체"라고 밝혔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가 제기됐던 2007년과 2018년, 2022년에도 소년범죄 예방에 실효성이 부족하고 국제 인권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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