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법 형사항소9부(재판장 구만회 부장판사)는 17일 결혼식장 하객으로 위장, 금품을 훔친 혐의(절도)로 1년여간 옥살이를 한 김모(46.여)씨에 대한 대법원 파기 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원주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던 김씨가 서울 원정까지 감행하는 결혼식장 절도범으로 몰린 것은 김씨가 이서한 수표 한 장이 결혼식장에서 도난당한 수표와 같다는 억측 때문.
경찰은 도난신고를 받은 뒤 당시 결혼식장에서 잃어버렸을 가능성이 높은 수표 15장을 추적했고 그결과 김씨가 1장을 이서한 사실이 드러난 것.
더욱이 절도 사건이 발생한 98년 12월 20일 계모임에 참석했다는 김씨의 최초 진술이 거짓으로 드러나고 당시 하객들 상당수가 김씨를 결혼식장에서 봤다고 증언하는 바람에 김씨는 결혼식장 전문 절도범으로 낙인찍혀 버렸다.
하지만 재판부는 문제의 수표가 식장에서 유통됐다는 점 역시 한 증인의 불명확한 기억에 의존하고 있고 북적대는 식장에서 증인들이 3개월 전에 얼핏 본 얼굴을 얼마나 정확히 기억할 수 있겠느냐에 의문을 품으면서 김씨의 누명은 풀리기 시작했다.
또 형사 전과가 없었던 김씨가 서울까지 가서 절도행각을 저지를 정황이 부족하고, 훔친 수표임에도 신분노출의 위험을 무릅쓰고 주민등록번호와 실명의 이서까지 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할 수 없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이어 사건 당일 계모임이 아니라 남편과 함께 옷가게에 있었다는 김씨의 나중 진술을 뒷받침할 증언까지 나오면서 재판부는 결국 김씨가 수표 한 장 때문에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고 인정, 무죄를 선고했다.
/최은택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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