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덕분에…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1-29 18:27:39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허위진술로 살인누명 허위로 자백한 암매장 현장 인근에서 실제로 사체가 발견돼 살인 등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은 20대들이 항소심에서 기사회생했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전봉진 부장판사)는 29일 강도살인후 피해자를 암매장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황모(22), 이모(25), 방모(28)씨 등 3명에 대한 항소심에서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고 황씨와 이씨에게는 별건의 강도 상해죄만 적용,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황씨 등은 재작년 7월 속초시 모 콘도에 침입, 객실에 있던 한 남성에게서 금품을 빼앗다가 반항하던 이 남성을 옥상으로 끌고가 폭행한 뒤 옥상에서 떨어트려 숨지게 하고 공동묘지에 암매장한 혐의 등으로 재작년 11월 구속기소됐다.

이들이 강도살인 및 사체유기라는 중죄인으로 몰린 것은 경찰조사 과정에서 황씨가 유도심문에 넘어가 마치 살인한 것처럼 진술함으로써 오해의 소지를 제공했기때문.

경찰이 조사과정에서 황씨에게 “당신이 살인했다고 이씨가 진술했다”고 유도심문하자 황씨는 응급결에 “사람을 죽인 것은 내가 아니라 이씨”라고 답변했다는 것.

그러나 경찰·검찰 조서 및 공판 과정에서 진술이 서로 엇갈리고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점에 주목한 재판부가 증언 내용과 증거 자료를 면밀히 검토하면서 이들이 누명에서 벗어날 여지가 생기기 시작했다.

특히 범행시점이 여름철인 7월로 기재돼 있지만 발굴된 사체에서 겨울옷인 긴팔셔츠와 점퍼가 발견되고 매장기간도 4개월이라는 경찰주장과 달리 1년가량 지난 것으로 추정되면서 제3의 사체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또 당시 황씨 등이 공동범행을 꾀하기 힘들었고 옥상에서 떨어졌다는 사체에 골절 흔적이 없다는 점 등 검.경찰측 증거에 의문이 드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결국 재판부는 이들의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로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자백은 상식에 어긋난 부분들이 많아 신빙성이 없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들이 강도살인을 범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불충분하다”고 밝혔다.
/박영민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