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새주소부여사업’ 어디까지 왔나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07-20 1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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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쉽게 찾기’ 내년부터 “생활속으로” 모든 준비는 다 끝났다. 이제는 시민들에게 집이나 건물을 찾기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개발만 남았다.

서울시는 지난 98년부터 추진해온 새주소 부여 사업의 기본사업이 지난달 완료됨에 따라 내년부터 이를 활용한 서비스 제공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초 시정개발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했고 오는 9월 결과가 나오는 대로 세부계획을 마련,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내년 본격 시행을 앞둔 서울시의 새주소 부여 사업을 짚어보고 향후 일정에 대해 알아본다.

새주소 부여 사업은 기존의 주소체계를 길 이름 중심으로 바꾸는 것으로 중앙정부와 자치단체별로 지난 96년부터 2003년까지 장기계획으로 추진되고 있다. 1910년부터 사용돼 온 현행 주소체계는 토지 지번을 중심으로 이뤄져 있어 실제 주소만을 갖고 집찾기에 나설 경우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랐다.

하지만 새주소 부여사업은 현행 주소를 도로이름과 건물번호를 결합한 서구형 주소체계로 바꾸는 것으로 전국 지자체 가운데 가장 빠른 진척도를 보인 서울시의 경우 지난 2월 도로명 제정 및 도로명판, 건물번호판 등을 설치, 완료했다.

■현황
서울시는 지난 99년 2월부터 2000년 2월까지 서울시내 398개 간선도로와 1만2610 개의 골목길을 포함한 도로 1만9362곳에 대해 새이름 작명작업을 끝냈고 시범구로 선정된 강남구를 제외한 24개 자치구의 도로에도 모두 새로운 이름을 붙여 사용하고 있다. 또 사업비 51억7600만원을 들여 새로 부여된 도로명이 기재된 도로명판 4만2612개를 제작해 가로등, 도로표지판, 한전주, 통신주 등에 설치했고 일반주택 56만8583개, 공동주택 및 상가건물 6만8707개 등 건물에 번호판 66만1864개를 부착했다.

이에따라 간선도로를 제외한 시내 소로 6354곳에 모두 ‘○○길’ 등 새로운 이름으로 부여됐고 소로와 연결된 골목길에는 ‘○○ 1길’, ‘○○2길’ 식으로 명명된다. 예를들면 ‘서울 강남구 신사동 576-6번지’가 ‘서울 강남구 한나래길 32’로 변경된다.

그런가하면 지난 2000년 12월부터 올 6월까지 23억을 들여 새주소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으며 안내 시스템과 응용프로그램 개발 등 전산통합시스템을 완료했다. 지난 5월부터 서울시와 25개 자치구에 새주소 안내센터(2171-2002)를 설치해 바뀐 주소를 안내해 주고 있으며 자동안내시스템(ARS)도 운영하는 등 시민들의 이용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

■아름다운 우리말 도로명
서울시가 도로나 골목길 등에 부여한 새 이름들을 보면 아름다운 우리말로 지은 이름에서부터 도로 주변의 성격에 따라 지은 이름까지 각양각색이다. 때론 우리 역사가 묻어 있거나 주변 지역의 특성이 배여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주변 도로에는 초등학교 이름 뒤에 ‘새싹’을 붙이는 경우가 많다. 용산구 삼광초등학교 주변 도로 이름은 ‘삼광 새싹길’, 동대문구 전동초등학교 주변 길은 ‘전동 새싹길’이다. 또 새싹보다 빈도는 적지만, 초등학교 주변 도로에는 초롱, 동심, 또래 등을 붙이기도 한다.

이에 반해, 중·고등학교 주변 도로에는 작가 조흔파의 문학작품 주인공이었던 ‘얄개’를 많이 붙였다. 중구 장충 중·고등학교 주변은 ‘장충얄개길’, 중랑구 태릉중학교 주변은 ‘태릉 얄개길’로 명명됐다. 주변의 특성이나 역사적 사건, 위인의 이름을 따라 이름을 붙인 경우도 있다.

출판사가 많은 마포구의 한 도로는 ‘글마을길’, 어느 시내버스의 차고지가 있는 양천구의 도로는 ‘새 시작길’, 119개 돌계단으로 이뤄진 종로구 삼청동의 도로는 ‘돌층계길’, 소설가 이태준이 살던 집이 있는 성북구의 한 도로는 ‘이태준길’로 명명됐다.

또 순 우리말이나 고어(古語)로 지은 도로 이름도 있다. 용산구와 중구에는 햇빛 가득찬 길이라는 ‘해찬길’이 있고 매끄럽고 윤이나는 모양이라 뜻의 ‘반지레길’(용산구)과 실뭉치를 세는 단위인 토리길(마포구) 등이 눈에 띈다. 배꽃길이나 복숭아길 등 도로 주변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 이름으로 도로명을 삼은 곳도 흔하다. 강북구의 밤꽃길, 중구의 은행나무길 등이 있다.

■향후 계획
서울시는 새주소 부여사업의 데이터베이스(DB)가 구축됨에 따라 시민들이 집이나 길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다음달부터 현행주소와 새 주소를 검색할 수 있는 새주소 인터넷 홈페이지(addres.seoul.go.kr)를 운영할 방침이다. 또 백화점, 부동산 업소, 택배업체 등 주소를 대량으로 이용하는 업체들이 새 주소로 집을 빨리 찾을 수 있도록 안내책자와 색인부를 제작해 10월말까지 모두 배포할 계획이다.

특히 9월중순쯤 새주소 활용방안 연구결과가 나오는 대로 공청회와 설명회, 보고회 등을 잇달아 열어 홍보활동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서울시 하태만 새주소부여팀장은 “새 주소부여 사업은 집이나 건물을 쉽고 빨리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으로 지금 당장 현행 주소체계를 바꾸는 것은 아니라”면서 “새주소 이용에 따른 시민들의 불편과 혼란을 최소화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권태욱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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