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물점과 자동차부품상가, 유흥점, 주택가 등이 뒤섞인 거리를 걷다보면 우리 옛 선조들이 사용했던 고가구, 도자기, 고서들이 거리 곳곳에 쌓여 있어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거리는 지난 1983년부터 황학동 고미술상인들이 집단 이주해 오면서 조성되기 시작했다.
인사동거리처럼 우리나라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곳은 아니지만 고미술품의 진가와 규모면은 우리나라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장안평고미술상가 2개동과 삼희고미술상가 3개동에 170여 점포가 자리잡고 있어 전국 450여 점포의 1/3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겉보기엔 상가 건물들마저도 고미술품 같아 보이는 이곳에는 가게마다 절구, 화로, 목조 제기용품 등 전통 생활용품에서부터 석조물, 도자기, 고서화 등 예술작품에 이르기까지 각종 고미술품들이 전시돼 눈길을 끈다.
수만원에서 수억대를 호가하는 고미술품을 감상하다보면 옛 선조들의 멋과 예술, 역사 등 다양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는 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반응이다. 게다가 우리나라 전통이 숨쉬는 이곳에 내국인보다 외국인 단골손님이 더 많이 찾아와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이곳에서 ‘만고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선길 씨는 “외국인들이 미리 이곳 정보를 철저히 숙지하고 방문해 통역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이는 일본 등 해외 유명 매스컴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벌인 결과.
한편 동대문구청에서도 지난해부터 답십리 고미술상가 거리축제를 개최하는 등 홍보에 발벗고 나섰다.
올해 축제는 월드컵 기간인 오는 6월 15일에 개최해 외국인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구청 관계자는 “우리 구의 특색있는 거리로 만들기 위해 지난해부터 거리축제를 개최했으며 올해에는 안내표지판을 설치해 고미술상가 홍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2>■ 전통문화 상가로서 발전 왜 안되나
동대문구 지역특성 산업 중 하나인 답십리 고미술상가는 우리 전통문화가 살아 숨쉬는 곳이지만 주차난과 열악한 재정상황, 점포주 참여 부족 등 내-외부적인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답십리 고미술상가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서부지역 고미술상가들은 주상복합건물인 삼희상가 2, 5, 6동 1층에 자리잡고 있다. 이 때문에 아파트 주민들과 미술품 배달차량, 방문차량 등이 뒤엉켜 주차분쟁이 끊이지 않고 발생한다.
한국고미술상가 정대영 서부지회장은 “낡고 오래된 건물이라서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한데 주민들의 이해심과 양보심이 부족하다”며 주차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또한 간판과 외부시설물이 낡고 파손돼 있지만 상점 대부분이 영세하기 때문에 개발비를 거둬 시설물을 교체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한국고미술상가 김명환 동부지회장은 “한달 협회비가 겨우 110만원뿐인데 상가 자체 개발은 꿈도 못 꿀뿐더러 구청이나 서울시에서도 손놓고 있는 실정”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한 경동약령시에서 20년간 약재상을 하다 이곳에서 ‘청와당’을 운영하고 있는 유재광 씨는 “같은 동대문구 지역특성 산업이지만 답십리 고미술상가에 대한 지원은 경동약령시보다 못하다”고 밝혔다.
이에 구청 관계자는 “도로정비나 간판 설치 등 기반시설 정비는 구청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지만 간판교체나 셔터교체 등은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는 일이기 때문에 지원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답십리 고미술상가 거리는 ‘제2의 인사동’으로 불리지만 인사동과 많은 면에서 다르다. 점포주 대부분이 이익추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발전 의지력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일반인들의 편견으로 이곳 홍보도 쉽지 않다. 정 회장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옛물건을 통해 역사를 파악하고 민족의 특유성을 파악하려하지 않고 이곳을 소위 ‘노다지밭’으로 착각하고 있다”면서 문화민족으로서의 의식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3>♠한국고미술협 동부지회장 김명환
“고미술품을 통해 그 나라의 문화와 삶의 지혜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고미술품을 다루는 답십리 고미술상가의 역할은 더더욱 중요합니다.”
한국고미술협회 김명환(金明煥·55·사진) 동부지회장은 고미술품을 판매하면서 우리 전통문화를 널리 알리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답십리 고미술상가는 정작 우리 문화를 지키고 계승해야 할 우리 국민들에게 소외당하고 있는 지역이다.
김 회장은 “세계에서 우리나라 문화재를 높이 평가하는데 우리 국민들은 이를 간과하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우리문화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답십리 고미술상가 또한 널리 알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답십리 고미술상가는 안내 책자 및 포스터 제작·배포, 개인 전시회 개최, 외국 매스컴과의 교류 등을 통해 홍보를 하고 있다.
이에 김 회장은 “앞으로 문화관광부와 동대문구청 문화공보과와의 긴밀한 협력 유지, 무료감정위원 선발, 국내 매스컴을 통한 홍보 등 우리나라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활동에 주력할 것”이라면서 “이러한 자체 홍보방법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관계 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황선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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