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장수九老’ 불씨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04-15 18:3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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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 112세 손분이 할머니 옛날 아홉 노인이 오래도록 장수했다는 전설 따라 명칭이 유래된 구로(九老)구에 그 장수마을 전통을 이어오는 112세 할머니가 거주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신도림동의 20여평 아파트에서 칠순을 바라보는 딸과 단둘이 살고 있는 손분이 할머니(孫分伊·112)가 그 화제의 주인공.

지금은 노인성질환으로 시력을 상실하고 식사와 배변에 딸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100살 때까지 경상북도 김천시에서 농사를 짓고 사셨을 만큼 정정하셨다고 한다.

101세 되던 해 서울로 상경해 근 7년 넘게 구로에서 살고 있는 손 할머니는 병원신세도 상경하던 해 물갈이로 3일간 앓아 누운 것 딱 한번이며 지금도 소화기 상태가 좋아 하루 3끼를 거르지 않고 매 끼니마다 밥 한 그릇을 뚝딱하신다고 한다.

손 할머니를 모시고 사는 셋째 딸 이정자씨(67)는 할머니가 이토록 건강하게 장수하시는 비결을 “100세까지 농사를 손수 지으며 거기서 재배한 무공해 농산물을 드시고 술과 담배를 전혀 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한다.

자신을 돌보는 딸이 하도 고마워 딸에게 ‘언니야’라고 부른다는 할머니는 몸은 다소 불편하지만 요즘도 낭랑한 목소리로 ‘목마르다, 배고프다, 아프다’ 등 자신의 의사표현을 정확하게 하신다.

과거 구로공단의 칙칙한 이미지 때문에 ‘물 좋고 공기가 맑아 장수 노인이 많았다’는 구로의 장수전통이 사라지는 듯했으나 손 할머니가 그 아름다운 전통을 묵묵히 이어가고 있다.

손 할머니의 손과발 노릇을 하고 있는 셋째 딸 이정자씨도 지난해 구민의날 때 구로구로부터 효행상을 받아 두 모녀가 구로구의 효(孝)와 장수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최애선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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