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천 둔치 탐사나선 ‘월드컵 환경도우미’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04-11 17:3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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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 자생식물보며 “어머, 지난주까지만 해도 아무것도 없었는데 금새 금낭화에 꽃망울이 맺혔네.”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아래로 흐르고 있는 불광천 둔치 탐사에 나선 월드컵 환경도우미(eco-guide) 교육생들 입에서 탄성이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달부터 불광천과 평화의 공원, 난지도를 돌며 국내 자생식물들을 찾고 생태변화를 모니터링 해온 이들에게는 그냥 지나칠만한 잎새하나, 풀꽃 한 송이의 변화가 무척 신기하고 놀라운 듯. 이들이 소중히 생각하고 애타게 찾는 풀들은 색깔이 화사하고 모양이 이쁜 귀화식물이 아닌 우리나라 고유의 자생식물이다.

생태보전시민모임이 한달 남짓 모집한 월드컵 환경도우미는 모두 20여명. 20대 학생부터 60대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연령도 다양하고 직업도 다양하지만 모두들 자연을 사랑하고 특히 우리나라 토종식물들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다.

월드컵기간에 관광객들에게 경기장 주변 자연환경을 소개할 이들은 행여 하나라도 놓칠세라 진행자의 설명에 귀를 모으고 낯선 식물들의 이름과 특징을 받아 적는 등 분주했다.

자연이 너무 좋아 신청을 했다는 이준기(64·미아리)할머니는 나이가 지긋하다보니 씀바귀, 쇠뜨기, 고들빼기, 냉이, 구절초 등 아는 식물이 많아도 새로운 식물의 이름이 외워지지 않는다며 돋보기로 들여다보고, 이름을 적는다. “하천 둔치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르는 식물이 더 많은 것 같아 신기하다”면서 “이렇게 자연을 보고 만지고 하는 것이 얼마나 좋은 지 모른다”며 봄처녀 같이 설레여했다.

한 쪽에서는 한 포기 풀을 두고 냉이냐 아니냐 의견이 분분했다. 옹기종기 모여 식물도감을 찾아보고 냄새를 맡아보고 먹어보는 등 한 결과 결국 한 할아버지의 ‘냉이’ 주장이 승리했다.

인천에서 두시간씩 걸려 교육을 받으러 와야 하는 황정호(34·인천시 계양구)씨는 “여럿이 모여 들로 하천으로 다니며 자연을 만끽할 수 있어 너무 좋다”면서 “영어 통역 환경도우미로 외국인들에게 우리의 아름다운 식물들을 꼭 알려주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들은 이달 말까지 7주간 생태보전과 시민의 역할, 서울의 환경, 자연형 하천, 생태교육이론과 실제에 대한 교육을 받고 난지도와 불광천 등 자연모니터링과 5주동안 길동자연생태공원, 여의도샛강생태공원, 양재천 등을 방문해 심화교육을 받으면 환경도우미가 되기 위한 준비를 모두 마치고 다음달 4일부터 본격적인 환경도우미로 나서게 된다.

월드컵 기간에 이어 7월말까지 진행되는 자연생태탐사는 매주 목·금·토요일 불광천과 평화의공원, 난지도 코스로 모두 2코스로 나눠 진행되며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목요일은 중국어, 금요일은 영어, 토요일은 일본어 가이드도 가능하다.

김종찬 생태보전시민모임 간사는 “생태탐사는 예쁜 꽃들의 이름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자생식물들을 찾고 이것들의 변화를 눈여겨보며 마음에 담고 그 지식을 나누는 것”이라면서 환경도우미들에게 미세한 것, 때론 눈에 보이지 않는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있었다.
/최애선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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